김상철(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광주전남지회장·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김상철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광주전남지회장,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는데, 명절을 맞이하는 자영업자의 풍경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매장에 다양한 상품들을 진열해놓고 이벤트를 홍보하면서 고객의 발길을 붙잡는데 온 힘을 기울였지만, 지금은 온라인판매에 주력하면서 1개월 전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주소지를 점검하며 안전하게 택배를 보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으니 명절 분위기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명절 선물은 전통적으로 제사상에 올리는 과일과 생선 등 농수축산물이 주류를 이룬다. 하나의 선물과 관련해서는 생산자와 판매자, 구매자와 최종 소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상품의 품질이 좋은 경우에는 여러 사람의 신뢰성이 강화되기도 하지만, 약간의 하자라도 발견되는 경우에는 많은 이들이 불편해지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종 소비자가 만족하는 온전한 상품만이 결국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지구촌의 기후환경이 급변하면서 농수산물의 생산과 품질도 점점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변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욕구도 시시각각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급자는 계속해서 수요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 상황의 전반적인 변화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자신의 업종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난 후 판매 경로를 다양하게 확보해야만 산업생태계에서의 생존이 가능하게 되었다.

필자는 직업상 예비창업자를 많이 만나는 편이다. 예전에는 주로 그들의 사업 아이템을 묻고 그 제품에 대한 비즈니스모델을 정립하여 이해시키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업의 아이템에 창업자의 어떤 철학을 담고 싶은지의 질문을 추가한다. 그 아이템이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하면서 사업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혹자는 온라인이 주도하는 시대에 직접 현장을 조사하는 일이 꼭 필요한 일이냐고 묻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여 활용하려면 발로 뛰는 현장조사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여 관련 업계의 사람들을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나 직접 소비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일은 힘들지만, 사업 성공의 주춧돌 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다’라는 뜻의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는 바늘을 만들기 위해 무쇠 절굿공이를 갈고 있는 한 노인의 모습을 보고 깨달은 바 있어서 어렵고 힘든 학업을 마쳤다는 이태백의 이야기에서 유래한 고사이다.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환경과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 속에서 정확하게 예측하고 성실하게 준비하여 실행하는 자만이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인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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