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기상청장)

유희동 기상청장

5년 전 이맘때였던 2016년 9월 12일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었다. 이후,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과 그 여진은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지진이란 무엇일까? 지진은 지구 내부에 급격한 지각변동이 생겨 그 충격으로 발생한 지진파로 인해 땅이 흔들리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의 표면은 10~12개의 판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1년에 수~수십㎝ 이상의 속도로 천천히 이동한다. 이 움직이는 판이 서로 부딪치거나 포개지면서 판 내부에 힘을 축적하고, 이러한 힘이 지각에 가해지면서 탄성한계를 넘어서면 약한 부분이 순간적으로 급격히 파괴되어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진은 일본, 대만처럼 판 경계 부근에서 많이 발생하여 판 내부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지진 발생 수가 적다. 하지만 경주 및 포항지진의 경험을 돌아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으며, 지진은 특정 지역에서가 아니라 다소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지진에 완벽히 안전한 지대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이 지진, 지진해일, 화산업무를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지진·지진해일·화산의 관측·분석·통보 관련 주요 정책을 수립 및 시행하고 있다. 또한 지진화산종합상황실에서는 국내외 지진·지진해일·화산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 분석하여 신속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진은 예측할 수 없기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기상청은 지진조기탐지를 통한 지진조기경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부 내륙, 주요시설 지역에 2021년 기준 기상청 282개소, 유관기관 79개소의 국가 지진관측망을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 전남 지역에는 46개소가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지진조기경보란 지진피해를 일으키는 지진파인 S파가 도달하기 전에 지진이 발생하였음을 알리는 서비스다. 지진파 중 P파가 S파에 비해 약 1.73배 빠르게 전파되고 S파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준다. 이러한 특성에 착안하여 P파가 탐지되면 신속하게 지진 발생 상황을 알려, 비록 짧지만 S파가 도달하기까지 시간을 확보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시스템이 지진조기경보이다. 지진조기경보가 발표되는 시점부터 지진 발생 거리에 따라서 S파가 도달하기 전까지 사전 여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S파 도달 20초 전이면 침착하게 주변에 상황 전달이 가능하고, 10초 전이면 건물 밖으로 탈출 가능, 5초 전이면 근거리 대피 가능, 2초 전이면 대피 행동이 불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에 지진조기경보를 처음으로 시행하였으며 지진 관측 후 발표까지는 50초가 소요되었다. 이후 2016년 9.12 경주지진(규모 5.8) 당시 26~27초, 2017년 포항지진(규모 5.4) 당시 19초까지 발표 시간을 단축해 왔으며, 2021년 7월 28일부터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에 대해 5~10초까지 단축하여 지진조기경보를 발표하고 있다. 기상청은 2025년까지 지진관측망을 계속 확충하여, 지진 발생 시 지진조기경보 서비스 발표 제공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민 대피 가능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지진정보는 지진조기경보 외에도 발표 기준에 따라 지진속보, 지진정보, 국외 지진정보가 있다. 이 정보들은 기상청 날씨누리긴급재난문자,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트위터 ‘기상청 지진정보서비스’, 행정안전부 ‘안전디딤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만약 지진을 느꼈을 경우, 기상청 131 콜센터, 기상청 날씨 제보 앱, 인근 기상관서, 소방서 등에 신고할 수 있다. 그리고 지진이 발생하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중요한데, 국민재난안전포털 및 생활안전지도, 안전디딤돌 앱에서 지진대피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지진이 발생하였을 때 지진대피소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주변의 넓은 공원이나 운동장으로 대피해야 하니, 근처에 있는 공원과 운동장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도 좋겠다.

기상청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제공하는 지진정보들이 일어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인간이 자연과 함께 공존하기에 발생할 수 있는 재난 및 위험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지혜의 밑거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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