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한·미·일 해상훈련 방해한 김정은의 모험

신영근(전 국방부 통일문제 전문위원)

신영근 전 국방부 통일문제 전문위원
그동안 한·미·일의 3국간 협력의 장애요소로 지적되어왔던 우리나라와 일본의 어려웠던 관계가 새로운 정부의 출범이후 조금씩 개선되어가는 국면은 다행스런 일이다. 지난 10월초 동해 공해상에서의 방어를 위주로 실시한 합동훈련은 군사 안보영역에서 미국은 물론이거니와 일본과의 협력이 전보다 더욱 더 공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때를 맞춰 북한은 동해상에 중거리탄도탄 미사일을 발사하여 긴장감을 극대화하였으며 동시다발적으로 공격력까지 과시하였다. 또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공중위협으로 도발수위를 한층 끌어올려 한반도 일대를 불안하게 하였다. 전투기를 남하시켜 우리 군 당국이 자체적으로 그어놓은 특별감시선을 넘은 뒤 되돌아가는 무력시위를 벌였으며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그들의 특정지역에서 공대지 사격훈련까지 벌인 것은 과거보다 더 위협적이었다. 이는 아예 오래전부터 계획적으로 준비한 도발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 새로운 정부에 대한 대북정책의 무시는 물론 한국과 미국 일본의 대비체제를 아울러 무력화시키기 위한 계획된 도발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한·미·일은 이미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연합훈련을 실시, 3국 공조태세를 보임과 함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상황을 상정해 이를 탐지 및 추적과 요격하는 맞춤형 훈련을 실시하였다. 이 훈련에 앞서 이미 한·미·일이 대잠수함전 연합훈련을 한 뒤 불과 며칠 만에 다시 합동훈련을 실시하였다. 특히 미국의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은 지난 9월말 대잠수함전 연합훈련을 마친 후 우리나라 해역을 떠났다가 지난 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탄미사일(IRBM) 도발직후 바로 항로를 바꿔 동해상에 다시 진입하여 훈련에 참여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었다. 북한은 금년 들어 지난 10월 9일까지 무려 23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지속적으로 한반도 주변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아무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러한 모험으로 보아 머리가 꽤 나쁜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그들이 저지른 중거리탄도탄의 발사로 인해 오히려 시기적으로 우연찮게(?) 한·미·일이 공조체제로 똘똘 뭉치게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에선 일본지역의 상공을 지나는 북한이 쏜 미사일에 깜짝 놀라 국민들로 하여금 안보의식의 고조와 경각심을 갖게 해주었다. 또한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미군기지가 있는 태평양 괌 기지 도달거리를 무려 1천㎞나 훨씬 지난 약 4천500㎞를 넘어선 중거리탄도탄 미사일을 발사하여 미국으로 하여금 촉각을 세우게 하여 대북 강경모드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결국 북한에 이로울 게 없다. 또한 북한의 중거리탄도탄 미사일 발사로 인하여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을 규탄하고 비핵화를 촉구하였으며 한·미·일은 영국·프랑스 등과 함께 성명을 발표하여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북한은 또 한 번 국제사회에서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지금 러시아의 잘못된 전쟁으로 인하여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황에 몰려 있는데도 핵사용에 대한 키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여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미국을 자극한 것은 모험의 자충수를 쓴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도발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며 자신들을 위협한데 대한 정당한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곧 장거리 탄도탄 미사일 발사나 7차 핵실험 등을 위한 또 하나의 명분 쌓기에 나선 포석일 뿐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추가적인 무력시위나 핵실험의 모험 등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우리의 안보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태세가 필요하며 아울러 한·미·일의 군사협력으로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