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500만 원 투입후 ‘원점’서 재검토
화장실·건물 노후…이용자 불편 장기화

 

전남 고흥군의 첫 관문격인 고흥공용버스정류장이 시설 노후가 심각, 이용자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허광욱 기자

전남 고흥군의 첫 관문격인 고흥공용버스정류장이 시설 노후가 심각, 이용자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군이 신축을 위한 용역을 1년여 동안 실시했으나 무시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혈세낭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1일 군과 버스 이용자 등에 따르면 현재 고흥지역에는 다른 대중교통이 없어 고흥읍소재지의 한 중앙에 위치해 있는 고흥공용버스정류장을 군민들이나 여행을 위해 찾는 방문객들이 1일 평균 1천여 명 정도 이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80년대에 정류장이 지어져 40여 년이 넘어 건물과 화장실 등 주변 시설이 노후 되다 보니 이용객들에게 큰 불편이 뒤따르고 있다.

실제로 정류장내 건물 벽면 곳곳이 갈라져 있는가 하면, 칠해진 페인트 역시 벗겨진 부분도 많다.

여기에다 정류장 주변에는 턱없이 부족한 주차 공간, 버스가 오가는 곳에 불법 주정차도 심각해 출퇴근 시간대에는 인파가 몰릴 때는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다.

특히 심각한 것은 한 여름이면 노후된 화장실로 인해 악취가 심하게 발생, 이용자들에게 큰 불쾌감을 안겨주는 등으로 민원이 잇따라 3차례에 걸쳐 보수공사도 진행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흥공용버스정류장 내 노후된 시설. /허광욱 기자

이처럼 민원제기나 해마다 돌아오는 명절마다 군이 임시 환경정비 수준이어서 이용자들 불편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한 사람이 지나갈때 꽉 찰 정도로 비좁은 정류장 통로 역시 혼잡시 불편을 안겨주고 있어 문제다.

이에 따라 군은 3년여 전에 민간 협의회를 구성하고 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군은 또 4천500만 원을 들여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1년여 동안 용역도 실시, 정류장을 군과 사업자가 각각 50%씩 비용을 부담해 40여 억원을 들여 신축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울러 부지를 넓혀 새로 짓고 터미널 옆에 공원까지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당초 논의 당시 첫째, 현재 터미널 부지에 새로 건물을 신축, 두 번째 산림조합 건물을 매입해 확장 신축, 세 번째 새로운 부지로 이전해 신축하는 방안 등 3가지 대안이 거론됐으나 두 번째 안이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정류장 사업자가 경영난으로 인한 사업비 부담 등을 이유로 선정된 대안에 응하지 않아 결국 합의가 무산, 군이 신축이나 이전 등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이어서 혈세로 투입된 용역비만 낭비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군이 다시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용역을 거친 후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하려면 적어도 2~3년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 앞으로도 군민들과 방문객들의 이용 불편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류장 이용객 김 모씨는 “한 여름이면 정류장 내 화장실에서 냄새가 심해 이용하는데 애로가 많다”며 “특히 노후된 시설로 인해 고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첫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는데 관계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과 사업자가 비용부담을 30억 원 대 10억 원까지도 갔었는데, 사업자측에서 여건이 안돼 군에서 시설을 신축 할 수가 없어 진행한 용역을 무시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장기적으로는 정류장을 신축해야 하고, 당장은 화장실 등 노후시설에 대한 부분 환경개선부터 시행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고흥공용버스정류장 관계자는 “시설이 노후되고,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누구보다 더 잘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군에서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나 상황과 전혀 맞지 않아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허광욱 기자 hk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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