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오투앤컴퍼니 대표컨설턴트)

김형주 오투앤컴퍼니 대표컨설턴트

‘실력 광주’를 이야기할 때, 실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다. 실력은 ‘실제로 갖추고 있는 힘이나 능력’임에도, 교육계 한편에서는 실력을 외치면 소위 ‘보수’나 ‘보수적 교육’이라고 치부한다. 실제로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도 ‘실력’을 외치면 보수 프레임에 엮일까 걱정한다. 진영프레임이 작동되면서 선거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아직까지도 실력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는데 조심스러워하거나 주저한다.

그나마 ‘실력’은 조금 덜하다. 실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학력’이란 단어에는 더욱 거부감을 내비친다. 학력(學歷)이 아니라 학력(學力)임에도, 학벌을 의미하는 학력(學歷)으로 단순화시키며 거부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혹자는 ‘학력’이나 ‘실력’을 성적과 대치시키며 ‘성적 줄 세우기’나 ‘획일화 교육’으로 치부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학력(學力)은 교육을 통하여 얻은 지식이나 기술 따위의 능력, 즉 ‘배움의 힘’인데도 말이다.

‘실력’은 경쟁력이다. 우리 아이들이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과 능력을 키워 잘 살아가는 힘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학력(學力)이 필요하다. 사실 한 사람의 실력은 그 사람만의 노력으로만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배움의 힘을 갖춰 살아가는 힘을 길러줄 수 있도록 교육내용과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 시·도 교육청에서는 다양성 교육, 맞춤형 교육을 주요 교육 방향으로 삼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모두 동의하기 때문이다.

‘실력 광주’의 본질은 광주 학생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대표적 진보교육학자인 존 듀이(1859∼1952)의 실용주의 교육론과 맞닿아 있다. 듀이는 학생의 자발적 특성과 자기 책임을 이야기하고 지식의 적절성, 실제성, 적용성, 유용성을 강조했다. 인간의 계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치있는 경험을 통해 실제 생활에 유용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계속적이고 통합적인 경험을 중시했다. 한편에서는 실용만 강조하다 보면 원리를 탐구하지 못하고 실용의 덫에 갇힐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진정으로 배움의 주인이 되는 경험이 되기 위해서 ‘교육은 삶을 토대로 출발해야 한다’는 듀이의 실용주의 교육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교육에서도 아직 유효하다.

지난 7월 새롭게 출발한 광주광역시교육청은 ‘다양성을 품은 실력 광주’를 내세웠다. 굳이 ‘실력 광주’ 앞에 ‘다양성을 품은’이라는 수식어를 넣은 걸 보니, 성적 중심의 실력으로 오인되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실력 광주’는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모든 학생의 개별적 성장을 촉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무학년제 기반 수업을 시작한 스웨덴의 푸투룸 학교, 평등과 다양성, 배움의 공유를 기반으로 한 핀란드의 라또까르타노 학교처럼, 광주의 학교도 새로운 상상과 혁신적 도전으로 ‘실력 광주’의 모델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실력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실력 광주’의 본질이다. 그리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실력 광주’는 우리 아이들의 창의성과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는 교육,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교육을 기반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2일 광주시교육청이 공개한 ‘광주형 미래학교’ 역시 ‘실력 광주’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으로 관심을 끈다. 학생의 경쟁력을 갖추는 ‘실력 광주’를 위해 학교의 교육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광주형 미래학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다만, ‘광주형 미래학교’를 추진함에 있어 ‘경쟁’이 우선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이어야 함을 절대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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