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현(국제기후환경센터 전임연구원)

 

강상현 국제기후환경센터 전임연구원

2021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11℃ 상승하였다. 이러한 평균 기온의 상승은 그동안 과학자들에 의해 경고되고 예측되어 왔다. 그러나 실질적인 온난화의 속도는 이들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규제 중심의 교토의정서 체제(2005년 발효)가 별 성과 없이 막을 내리고 2021년부터 파리협정에 의한 탄소중립 중심의 신기후체제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각국이 유엔에 제출한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각 나라들이 제출한 2030년 NDC로는 절대로 파리협정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이며, 적어도 이보다 5배의 노력을 더 해야 간신히 1.5도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보다 실효성이 높은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 양상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 맞춤형 대응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특성을 분석 및 평가하기 위해 ‘광주형 AI(인공지능) 기후·환경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올해 남부지역은 2020년 겨울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광주지역은 식수원 저수율이 약 33.4%에 그치고 예년 대비 48%를 낮아져, 가뭄 ‘위험등급’으로 분류되었다. 이 가뭄 사례를 조기경보체계(Early Waning System)에 접목시켜 예측 해본 결과 한반도 전역에 걸쳐 40~60%정도 강수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특히 남부지역의 경우 최대 70%정도까지 강수량이 부족해 질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번 가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올해 동태평양에 연이은 라니냐(La Nina=동태평양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로 수개월이상 지속되는 현상)를 꼽을수 있다. 라니냐 현상은 우리나라에 가을~겨울철 가뭄을 심화시키고, 한파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라니냐가 발생했던 1967년과 1973년에 강수량이 40.3~65.7㎜ 감소하였는데, 2020년 겨울부터 현재까지 3년 연속 지속되고 있는 ‘트리플 딥’(Triple-dip·3회 연속 침체라는 의미로써, 본문에서는 동태평양 표층수온이 3년 연속 평년보다 낮게 나타나는 현상을 지칭함) 라니냐 현상이 올해 우리나라 남부지역의 가뭄을 보다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기여하고자 NDC 목표를 상향하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각국이 제출한 현재 NDC 목표만으로는 1.5℃ 상승 제한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사회의 달성과 기후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선 과학자와 정책의사결정자 사이의 원활한 교류가 필요하다. 또한 기후변화정책에도 반드시 과학적인 정보와 분석이 반영되어야 한다. 이미 기후는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한 임계점을 넘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과학기반 정책이 수반된다면 향후 인류의 생존에 유일한 출구가 되어줄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