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경씨 가족 초등·유치원생 아들과
오전 7시부터 광주 광덕고서 응원
수능일 휴교·휴원 이유 설명하다가
현장체험교육…직장도 하루 휴가내

 

17일 오전 광주 광덕고등학겨에서 정보경씨가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직접 만든 응원도구를 들고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김명식 기자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광주광덕고등학교 정문에는 이색 응원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정보경(여·40)씨가 9살·6살과 이른시간부터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정 씨는 이날 오전 7시께 초등학교(2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두 아들 손을 잡고 광고덕에 도착했다. 가족이 직접 만든 ‘형님 누님 응원합니다’ ‘펜이 가는 곳이 정답이어라’ ‘아는 알아서 맞고 모르는 건 찍어서 맞자’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왔다. 세 가족은 손 팻말을 들고 1시간 가량 서서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또 아이들은 수험생을 향해 ‘누나, 형 시험 잘보세요’ ‘화이팅’의 말을 전하기도 햇다.

가족이나 친인척 등 특정 수험생을 위한 응원이 아니었다. 정씨 가족 중에는 수험생이 없다. 이 가족은 어떻게 해서 이른 아침에 수능 응원을 하게 됐을까.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17일 수능일에 휴교·후원하는 이유를 질문한 게 출발이 됐다. 수능날 쉬는 의미를 알려주다가 아이들이 응원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오게 됐다. 응원장소인 광덕고는 집(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어 선택했다.

응원 도구는 가족 5명이 힘을 모아 함께 만들었다. 광덕고 현장 응원은 원래 가족 5명 전체가 참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째 아이는 이른 시간에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아 아빠가 보살피게 되면서 엄마와 두 아들만 함께했다.

어머니 정씨는 아이들의 ‘살아있는 현장체험 교육’을 위해 직장에서 하루 휴가를 내기도 했다.

어머니 정보경씨는 “초등학교에서 재량으로 휴원을 한다고 해서 왜 그 이유에 대해서 아이들한테 설명을 해주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시험장에 도착해서 엄마 아빠도 수능이라는 걸 봤다고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방송사의 인터뷰도 많이 요청들 하셔가지고 더 즐겁게 응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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