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물에서 분자들의 분포에 관한 계산 화학적 연구’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서지원 씨.지스트 제공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학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주도한 물리화학 분야의 연구 논문이 과학논문 인용색인(SCI) 등재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화학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서지원 씨는 지도교수인 화학과 최준호 교수와 함께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혼합물에서 분자들의 분포에 관한 계산 화학적 연구’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물리화학 분야의 SCI 등재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Molecular Liquids’에 게재(12월 1일자 온라인)했다.

서씨는 2022학년도 2학기 동안 연구과목인 ‘학사논문 연구’를 수강, 화학과의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최 교수와 서씨는 소금, 설탕과 같은 물질이 물에 녹을 때 변화하는 용액의 특성에 관한 연구를 통해 최근 분자 동역학 모사와 그래프 이론을 도입해 용질 분자들의 응집 현상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어떤 물질이 물에 녹았을 때 물과 잘 섞이는지(혼합성), 혼합물 속 분자들은 어떤 구조로 분포하는지 등을 설명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액체 상태의 구조 결정에 대한 실험이 어렵고 분자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때문에 용해도, 상 분리, 끓는점과 같은 기본적인 현상조차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또한 녹아 있는 다양한 물질들의 전체적인 분포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농도와 온도에서 세 가지 혼합물(메탄올/다이클로로메테인/부탄올)에 대해 분자 동역학 모사(Moleuclar Dynamics simulations)를 수행하고, h value라는 측정법을 도입해 분자들의 공간적 불균일성을 측정했다. 또한 그래프 이론 분석도 적용해 서로 다른 혼합성을 가진 혼합물을 정량적으로 검사했다.

분자 동역학 모사(Molecular Dynamics Simulations)는 뉴턴의 운동방정식을 이용해 원자 또는 분자의 행동을 연구하는 이론적인 방법. 시간에 따른 분자의 구조, 역학, 열역학을 조사하기에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이며, 특히 실험으로는 연구하기 어려운 실시간에서의 물의 수소 결합 구조 및 운동 연구에 폭넓게 사용된다.

h value는 무선 네트워크 연구 분야에서 사용되던 측정 방법으로 주어진 점들의 공간적 분포를 수치화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물과 물에 녹아 있는 분자들의 질량 중심을 점으로 취급해 이들의 공간적 분포를 계산했다.

메탄올은 온도와 농도와 관계없이 물에 잘 섞이고, 다이클로로메테인은 온도와 농도에 관계없이 물과 분리되며, 부탄올은 농도와 온도에 따라 섞이는 정도가 달라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혼합성 차이가 분자들의 응집 형태와 관련이 있으며, h value 계산을 통해 응집 형태가 분자들의 공간적 분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세 가지 물질에서의 분자들의 공간적 분포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즉, 물과 잘 섞이는 메탄올 용액은 0에 가까운 h-value를 가지는 반면에, 물과 섞이지 않는 다이클로로메테인 혼합물은 0.7의 상대적으로 큰 값을 보인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측정 방법을 도입해 분자들의 공간적 분포를 수치화하여 설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기초과학 분야의 난제로 여겨왔던 이온과 삼투 물질이 물의 수소 결합구조와 용액의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러한 용질의 응집 구조와 혼합도에 대한 정량적 분석 연구는 용액의 물리 화학적 특성, 세포 내 단백질의 액체-액체 상 분리와 같은 현상의 메커니즘 규명을 넘어 특정 물질의 추출, 단백질의 용해도와 안정성 증가, 의약 후보 물질의 용해도 증가와 같은 산업적 측면에서의 다양한 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서지원 씨는 “이번 연구를 통해 서로 다른 혼합성을 가진 물질이 물에 녹아있을 때 분자들의 공간적 분포를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으며, 수용액 내에서 분자들의 응집 거동과 공간적 분포 사이의 관계를 확립했다”며 “향후 삼투 물질, 단백질 등 다양한 분자들이 물에 녹아있을 때 물의 구조와 분자의 분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로 확장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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