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석(목포과학대학교 교수)

형광석 목포과학대학교 교수

혹자는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 하더이다. 일장춘몽이겠지요. 올해 ‘화요세평’을 통해 여섯 번 여러분을 만났다. 이번까지 하면 일곱 번이다. 8주에 한 번꼴이다. 이미 나간 6편의 칼럼은 올해 나의 문제의식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보여준다. 늘 답답하다.

‘범띠 해 기후위기 행동, 진퇴여호’(2022.1.4)는 발등의 불인 기후위기에 맞대응하여 범처럼 행동하자는 취지의 글이다. 소비를 줄이고 절약하는 간소한 생활은 기후위기에 대한 삶의 양식으로 보인다.

‘윤봉길 의사, 대선이 끝나니 생각나는 독립운동가’(2022.3.15)는 패권 경쟁이 격해질수록 윤 의사를 기억하자는 글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도전을 선언했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6일 각의를 열어 지난 70여 년 동안 유지해온 안보정책의 틀을 크게 바꾸기로 했다는 뉴스를 봤다. ‘국가안보전략’에 “일본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자위 조치로 상대(적) 영역에 유효한 반격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적었다. 북한·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천명으로 읽힌다. 1876년 조일수호조규(일명 강화도 조약) 이후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진 역사의 소용돌이가 생각나 치가 떨린다.

“가요 ‘푸르른 날’과 5월 광주”(2022.5.9)는 우리가 잘 모르고 저지르는 자기부정의 행위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글이다. 가사가 좋다고, 음률이 내 맘에 든다고 해서, 인류 보편의 인권을 도외시한 집단에 동참한 시인의 노래인 줄 모르고 부르다가는 상처를 크게 받으리라.

‘오뉴월 서리와 청년’(2022.7.5)은 청년의 일부가 취업 취약계층에 속하는 현실을 문제시한 글이다. 오뉴월 서리 맞은 작물은 생기를 찾아도 여리다. 청년기에 된서리 맞지 않도록 하는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은 연애·결혼·출산·양육·세대재생산에 대한 기반이 확고해질 때까지 필요하리라. 그런데, 윤 정부는 기업부문에 대한 개혁은 거의 말하지 않으면서도 노동부문에 대한 개혁은 소리 높이 외치고 실행단계에 접어들었다.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는 지난 12일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권고문(‘공정한 노동시장, 자유롭고 건강한 노동을 위하여’)을 발표했다. 청년 대부분은 노동자로서 직업생애를 시작한다. 청년이 그 권고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저임금-장시간 노동-산업재해’의 현실을 타파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부디, 수많은 청년에게 된서리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혐오정서 극복, 사인여천과 경천애인’(2022.8.30.)은 소나 양을 치듯이 정의를 확장해야 하는 정치 영역에서 주요 지도자가 국민을 하늘같이 섬겨야 삶의 전반에 확 퍼진 혐오정서의 극복에 도움이 되겠다는 글이다. 지난 10·29 이태원 참사(희생자 여성 102명, 남성 56명) 사변에 대한 일부 지도자의 언동을 듣고 보면서 공감능력이 서로 현저하게 다름을 느꼈다. 아마, 일부 지도자는 부모도, 배우자도, 자식도, 형제자매도 전혀 잃어보지 않았겠지요.

‘베이비부머 세대의 책무, 출생생태계 복원’(2022.10.25.)에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짊어질 수밖에 없는 부담과 책무는 출생생태계 복원임을 강조했다. 지난 12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남도일보),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2023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전남대 4명, 조선대 2명)에 지원자를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출생생태계의 거의 완전 붕괴를 보여주는 기막힌 장면이리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부모는 불충분할지라도 자식의 돌봄 노동이나(자식의 부담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돌봄 서비스를 받으면서 여생을 보내고 이 세상 소풍을 마쳤다고 보인다. 베이비부머는 그런 기대를 하지 않아 보이나, 문제는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쑥쑥 늘어나지만, 저출생 경향의 심화에 따른 돌봄 서비스 노동력 공급 능력은 뚝뚝 감소한다는 현실이다.

2023년은 경제사정이 올해보다 더 나빠진다는 말이 많다. 더 답답해지겠다. 그래도 아침마다 윗몸 일으키기 최소 20번은 하려고 한다. 건강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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