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29·30일 
‘ACC시네마테크 정기상영회’
4관왕을 차지한 ‘괴인’
선재상 수상한 ‘그리고 집’
왓챠 단편상 ‘타인의 삶’ 등 5편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낸 수상작들이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지난 10월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대표작들을 상영키로 했기 때문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는 ACC시네마테크 정기상영회’ 올해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국내 수상작과 화제작 5편을 상영한다. 작품은 오는 29일과 30일 이틀간 ACC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화 ‘괴인’ 스틸컷

이번 상영회는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을 차지한‘괴인’과 선재상을 수상한 ‘그리고 집’, 왓챠단편상을 수상한 ‘타인의 삶’으로 시작을 알린다.

영화 ‘괴인’은 작은 인테리어 공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목수 기홍을 주인공으로, 그가 공사 중인 피아노 학원에서 술에 취해 밤늦게 잠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주요 무대인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기홍이 세 들어 사는, 셋집과 주인집이 각자인 듯 하나인 듯한 독특한 구조의 단독주택에서 이야기인 듯 아닌 듯한 모호한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그 공간에서 느닷없이 이야기가 끝난다.

이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을 비롯해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KBS독립영화상’ ‘크리틱 b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그리고 집’ 스틸컷

영화 ‘그리고 집’은 가부장적인 한 가정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주인공 수진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가부장의 잔재이다. 몸져누운 아버지는 수진의 캐나다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며, 여성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어머니는 딸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다. 영화는 가부장과 그에 복무하는 주변을 좀비로 묘사하는데, 이는 좀비 장르물이 아닌 시효과 만료댔지만 죽어서도 살아 움직이는 좀비로 가부장을 설정해 여성이자 딸인 수진의 미래를 물어뜯으려는 은유의 효과를 나타낸다.

영화 ‘타인의 삶’ 스틸컷

영화 ‘타인의 삶’은 인간관계의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을 그린다. 유명 작가에게 소재 인터뷰 요청을 받은 평범한 회사원 규호는 작가의 난처하고 불쾌한 질문 앞에 깊은 고민에 빠진다. 규호는 오랜 친구가 가장 증오하는 대상으로 자신을 지목한 이유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왓챠단편상을 수상했다.

상영회 이튿날인 30일에는 김태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빅슬립’과 ‘피의 연대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보람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두 사람을 위한 식탁’이 스크린에 오른다.

영화 ‘빅슬립’ 스틸컷

영화 ‘빅슬립’은 묵직한 필치로 일상에서의 구원과 치유를 모색하는 어른의 영화다. 작품은 실패자가 약자를 돌보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돌봄과 새 삶의 드라마를 절실하게 그린다. 올해 영화제에서 ‘오로라미디어상’과 ‘한국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을 수상했다.

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 스틸컷

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은 섭식장애로 고통받는 딸과 딸의 병에 무력한 엄마, 모녀관계의 깊고 깊은 연원을 파고든다. 이 영화는 ‘피의 연대기’ 김보람 감독의 두번째 장편으로, 모녀의 내밀한 시간을 담아낸다.

영화 상영 뿐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도 마련된다. 29일 영화 ‘괴인’ 상영이 끝난 후 이정홍 감독과 정지혜 영화평론가와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진행한다.

6월 시작한 ‘ACC 시네마테크 정기상영회’는 매달 국내의 대표적인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화제작, 한국영상자료원 복원작을 소개하면서 시민의 호평을 받았다. 내년엔 아시아의 민주와 인권,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축제인‘ACC 나쁜 영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ACC 시네마테크는 정기상영회 뿐 아니라 한국영화 비디오테이프를 소재로 한 기획전시‘원초적 비디오 본색’마련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전시는 내년 2월까지 감상할 수 있다. 정기 상영회와 전시는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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