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전북·광주 등 8개 시·도 연간 겨울일수 0일
기상청, 2100년까지 기후변화 전망

 

폭설이 그친 지 6일째에 접어들었지만 도로 위에 남은 잔설로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북구 두암동의 한 골목에서 차량들이 중앙선을 넘나들며 통행을 이어가는 모습. /박정석 기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21세기 말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겨울이 없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의 ‘저탄소 및 고탄소 시나리오’ 2종에 따른 17개 광역시·도, 220여 개 시·군·구, 3천500여 개 읍·면·동별 기후변화 전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지난해 산출된 국내의 고해상도 시나리오를 적용해 산출했다. 고해상도 시나리오는 우리나라를 가로·세로 각각 1㎞ 격자로 나눠 기후변화를 전망한 자료다. 내용에는 2100년까지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별 기온과 강수량, 폭염·열대야 등 극한기후지수 27종, 계절 길이가 포함됐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에 대해서는 전체 산출변수 분석을 통해 미래 지역별 기후변화 특성이 담겼다.

극한기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지표인 극한기후지수에 따르면 폭염·열대야일수는 모든 지역에서 증가하는 데 반해 한파·서리일수는 현재 대비 모두 감소했다.

현재 최대 32.4일 정도인 폭염과 22.5일인 열대야는 21세기 후반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각각 96.7일, 84.8일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폭염과 열대야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지역으로는 광주가 +96.7일, 서울이 +86.8일로 나타났다.

전체 폭염일수는 대구가 120.1일로 가장 길었는데, 이 경우 대구는 1년의 3분의 1 정도가 폭염인 셈이다.

또 온실가스가 현재 수준으로 배출될 경우 2081년~2100년 사이에 광주·전남·전북·대구·부산·울산·경남·제주 등 8개 광역시·도는 연간 겨울일수가 0일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학적으로 ‘겨울’은 일평균 기온이 영상 5도 미만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가지 않았을 때를 시작 첫날로 해석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최근 30년(1991년~2020년)의 겨울 일수는 연평균 87일로, 10년 전(1981년~2010년)의 연평균 겨울 일수인 94일보다 7일이 짧아졌다.

겨울이 사라진 지역이 대폭 늘면서 한파의 개념도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고탄소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이번 세기 말이 되면 강원과 충북, 경기, 경북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에서는 한파가 전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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