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현(재미 피아니스트 겸 작가)

 

이인현 재미 피아니스트 겸 작가
이인현 재미 피아니스트 겸 작가

2022년은 코로나의 대항마, 백신의 대중화로 어두웠던 긴 터널에 밝은 희망을 보여주는 해였다.

마스크로 인해 서로 눈인사만 하던 우리는 다시 얼굴을 보며 인사하기 시작했고, 많은 나라들은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힘들 것만 같았던 여행도 자유로이 가능해지면서 한산했던 공항도 다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2월에 열렸던 베이징 올림픽은 코로나에 지쳐 있던 국민들 마음에 희망과 열정을 불어넣어주었으며, 12월에 열린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6강 진출을 이뤄내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을 높여주었다. 또한, 16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쿨이 생긴 이래 최연소 우승자로 선정되면서 전세계 이목은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계로 집중되었다.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에 여전히 마스크는 몸의 일부지만, 힘든 국민의 어깨를 다독거려주었던 여러 기쁨들 덕분에 2022년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그럼, 기묘년 토끼해인 2023년 대한민국 클래식 음악계가 국민들의 귀를 호강시켜 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먼저, 우리 고장의 자랑, 광주시립교향악단의 신년 음악회 소식이다. 교향악단과 함께 시민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음악가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씨이다. 그는 2022년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 중 하나로 불리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하였으며, 그의 연주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의 음색은 인간미가 흐르고 따뜻하며 음악적 테크닉은 정교하고 섬세함이 특징이며 세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고 있다. 독자 중 바이올린 음악이나 클래식 음악에 마음이 있으신 분은 광주시립교향악단과 양인모씨의 공연을 강력 추천 드린다. 마음과 귀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줄 거라 확신한다.

또한, 전세계의 내노라하는 음악가들과 오케스트라들이 한국으로 총집합을 예정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1월)의 내한이 예정되어 있으며, 독일 드레스덴 슈차트카펠레(3월), 스위스 루체른 심포니(6월), 독일 뮌헨 필하모닉(11월) 역시 대한민국 국민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의 연주를 보러 직접 유럽까지 가는 사람들이 꽤 많은 만큼 이들의 내한은 꼭 챙겨볼 소식이 아닌가 싶다.

한때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자로서 서울시향을 세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린 마에스트로 정명훈씨가 이번에는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로 변신하여 무대에 선다. 그의 누나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미국 쥴리어드 학교 교수인 정명화씨와의 함께 연주를 선보인다. 남매가 지휘자와 협연자로 함께 무대에 오른 적은 종종 있지만 앙상블로 함께 하는 건 아주 오래간만의 일이다. 그들의 나이를 고려하여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무대일 수 있기에 기회가 된다면 그들의 공연에 함께 해 보시길 추천한다.

그 외에도 첼리스트 장한나, 성악가 조수미, 피아니스트 김선욱, 임동혁, 조성진,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등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국인 음악가들이 국내팬들을 위해 연주를 계획 중이다. 그들에게 큰 힘을 주고 음악을 통해 힐링을 원하신다면 그들의 연주는 더할 나이 없이 좋은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또한, 국외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열리지 않았던 세계적인 음악 축제들이 더욱 다양하고 화려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이 할 준비하고 있다. 이태리 베로나에서 열리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올해 100주년을 기념하여 좀 더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들로 관객맞이를 준비하고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전연령대가 사랑하는 디즈니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이했다. 디즈니 랜드에서의 풍성한 행사는 물론이고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100주년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가 계획되어 있으니 혹시 디즈니랜드 방문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올해 가시기를 권해드린다.

코로나로 인해 지쳐 있던 우리에게 2023년의 다양한 연주들은 우리의 귀와 눈을 호강시켜주고 진정한 힐링의 세계로 안내하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새해가 되면 필자가 항상 듣는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추천하고자 한다. 매년 새해 일출을 보며 한 해의 목표를 다지듯 필자는 이 음악을 들으며 한 해의 목표를 다진다. 혹시 올해 일출을 놓쳐서 아쉬움을 느꼈다면 이번에는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들으며 2023년 목표를 다져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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