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창(남도일보 정치부 차장)

 

이은창 남도일보 정치부 차장

“이한철 회장님은 봉사정신이 투철하셔서 지역사회에 발전에 힘쓰고 계시고 소외계층에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지난 2018년 전남 목포시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이한철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의 선행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 지역 한 복지기관 책임자라고 밝힌 글 작성자는 이 회장의 선행 일화를 소개하며, 이 회장의 선행이 “귀감이 될 것”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한때 지역사회 존경의 대상이었던 이 회장의 현재 위신은 바닥이다. 그가 목포시민들의 발인 시내버스를 멈춰세운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목포시의 유일한 시내버스 업체인 태원여객과 유진운수의 대표이사인 그가 가스비 24억 원을 미납하면서 가스 공급이 중지됐고, 이 때문에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 가까이 목포의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그 사이 역대급 폭설과 한파가 겹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교통약자인 서민들의 몫이 됐다.

태원여객과 유진운수가 최근 목포시 요구로 내놓은 경영개선안도 시는 물론 시민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일부 노선 개편과 감차 계획, 대표이사 인건비 반납 등이 경영개선안에 포함됐으나 언제, 어떻게 미납 가스비를 변제해 버스 운행을 재개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목포시가 가스비 내달라”라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시내버스가 멈춰선 날이 늘어서면서 이 회장에 대한 원성도 커져만 가고 있다. “지역 경제계의 얼굴인 그가 시민을 볼모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거친 비판까지 나온다.

세밑이나 한가위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소외계층을 찾아 위로를 나눴던 이 회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이제 끝난 것일까? 아니면 그간 그의 선행은 사회지도층의 보여주기식 위선이었을까?

부디 둘 중 아무 것에도 해당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 회장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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