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호 따라 펼쳐지는 천년고찰 등 볼거리 ‘풍성’
서양화 등 다양한 미술작품 관람, 지적 충만 ‘업’
자녀들과 함께하는 자연 생태체험은 ‘여행의 덤’

■보성군 문덕·복내면에 가면...

보성군 문덕면에 소재한 천년고찰 대원사의 멋스런 벚꽃길.
싱그런 자연미 선사하는 주암호 생태습지.

녹차수도 전남 보성에는 녹차밭, 율포해수욕장 등 유명 관광지들 외에듀 히든카드와 같은 ‘숨은 힐링 장소’가 있다.

다름 아닌 문덕면에 자리한 군립백민미술관을 기점으로 천년고찰 대원사, 독립운동가의 유혼을 기리는 서재필 기념공원 등이 아름다운 주암호를 배경으로 다채롭게 펼쳐진 곳이다.

여기에다 문덕면과 인접한 복내면에는 주암호 생태습지와 주암호 생태관도 조성되어 있어 자녀들과 함께 자연 생태 체험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특히 이곳들은 다양한 자연적인 볼거리 제공과 함께 역사·문화 체험도 동시에 가능, 방문객들에게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여행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설에는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보성군 문덕면과 복내면으로 떠나 아름다운 풍광에 온몸을 맡기는 힐링과 함께 멋진 작품 감상으로 새로운 지적 충만의 기회도 가져보면 어떨까. /편집자주

◇조규일 화백 작품 기증받아 건립한 ‘군립백민미술관’
 

보성출신 조규백 화백의 작품을 기증받아 건립된 군립백민미술관.

전남 보성군 문덕면의 국도 18호선 죽산교에서 대원사 가는 길로 접어들어 1㎞쯤 올라 가다보면 오른편에 넓게 자리 잡고 있는 커다란 건물과 공간이 눈앞에 나타난다.

다름 아닌 보성군립백민미술관으로 폐교를 개축해 조성한 곳이다.

국내 최초의 군립미술관이기도 한 이곳은 국비와 도비 등의 지원을 받아 1992년 6월경에 향토백민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준공했다.

특히 이 미술관은 보성출신의 서양화가로 국전 심사위원을 지낸 구상화가 백민(白民) 조규일 화백의 작품과 국내외 유명화가들의 회화작품 등 350여 점을 기증받아 지난 1993년 12월 29일 지금의 미술관의 이름으로 개관했다.

전시관은 모두 2개 층으로 구성된 가운데 1층에는 조규일의 작품을 전시하는 백민관과 제정 러시아 시대의 성화를 비롯해 중국, 일본,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이 있는 국제관이 설치되어 있다.

2층에는 오지호, 오승우, 손재형 등의 작품과 일제 강점기 보성에 잠시나마 은거했던 백범 김구선생의 친필 병풍, 북한 공훈작가의 작품 등이 자연채광을 이용해 마치 살아있는 풍경을 보는 듯한 생생한 갤러리를 선보이는 보기 드문 곳이다.

자연채광 방식은 유해광선을 차단하고 밝은 빛만 투과되도록 하는 기법으로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이 미술관에서는 상설 전시 이외에도 ‘불휘기픈전’과 같은 기획 전시전도 개최한 바 있다.

또 이곳에 도착해 미술관을 향해 오르다 보면 잔디정원의 경치와 중간 중간에 놓인 조형작품들을 감상하는 것도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정원에는 우산을 뒤집어 놓은듯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과연 우산을 표현하려 한 것인지 다른 표현의 의도가 있는지 사뭇 궁금증을 낳게 만든다.

또 커다란 조각상은 쓸쓸함과 외로운 느낌을 안겨주기도 해 이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781점의 작품이 소장된 이 미술관은 주차시설이 매우 넓어 이용하기 편리하며, 하절기(3~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신정, 추석, 설 당일 등이다.

◇이국적 자태 뽐내는 티벳박물관 품은 ‘대원사’
 

이국적 자태 뽐내는 대원사.

군립백민미술관에서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대원사라는 사찰이 하나 나온다.

또 대원사 진입로는 1980년부터 심기 시작한 왕벚꽃나무 4천여 그루가 길이 5.5km 양쪽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면서 ‘왕벚나무터널’을 형성하고 있다.

환상적인 경관을 연출하는 점이 높게 평가되어 한국관광공사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매년 4월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길을 따라 벚꽃축제가 개최되는데, 하루 수 천대의 차량이 몰릴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봄에 벚꽃 길을 따라가다 보면 국가지정문화재인 ‘대원사’와 ‘티벳박물관’에 다다르게 되어, 불교체험도 할 수 있어 운치를 더해 주기도 한다.

빨간 뜨게 모자를 쓴 부처의 평화로운 얼굴 등 처음 보는 낯선 풍경이 조금 이채롭다.

게다가 몸에 장삼을 두르고 앉아 있는 돌부처와 이곳 저곳에 배치된 석물과 화분, 불구용품들은 마치 설치마술 작품을 보는 듯하다.

특히 대원사는 언제나 스스로를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는 사람처럼 미완을 다듬어가는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영혼의 고향으로 알려진 티벳의 불교문화를 안내해 주는 박물관을 품고 있는 곳이기 하다.

절은 항상 열려 있어 대중들을 위한 산사체험, 연꽃 축제, 템플스테이 및 자연학습장 운영 등을 통해 방문객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데 손색이 없다.

대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松廣寺)의 말사로 503년(무령왕 3) 아도(阿道)가 창건했고, 통일신라시대에는 대찰의 면모를 갖췄다.

1260년(원종1) 송광사의 제5대국사인 자진(慈眞)이 크게 중창하고 중봉산(中鳳山)을 천봉산으로, 죽원사(竹原寺)를 현재의 대원사로 개칭했다고 한다.

극락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로서 1981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1973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자진국사부도는 높이 3m로 극락전 옆에 건립되어 있다.

◇독립운동가 유혼 머무는 ‘서재필 기념공원’

독립운동가의 유혼 기린 서재필 기념공원.

군립백민미술관에서 순천이나 벌교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도로 건너편에 커다른 동상이 눈앞에 덩그렇게 나타난다.

다름 아닌 주암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강건한 삶을 살았던 독립운동가 송재 서재필 선생의 유혼이 머무는 공간인 서재필 기념공원이다.

서재필은 조선의 문신, 대한제국의 정치인·언론인이자, 대한제국의 독립운동가다.

특히 만 20세 나이로 갑신정변 주역 중의 한 사람이었던 서재필은 그 후, 미국으로 망명해 우리나라 최초의 양의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신의 영달을 꾀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독립신문을 제작하고 독립문을 만들었으며, 평생을 독립운동에 몸을 바쳤다.

1977년 11월 30일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 대한민국장에 추서되기도 했다.

선생의 생전의 위업을 기리고자 1992년 사업을 시작해 사당건립, 송재로 개설, 독립문 건립을 통해 유적지로 면모를 갖췄다.

조각공원과 유물전시관, 그리고 그가 태어난 문덕면 생가 등이 복원되면서 명실상부한 기념공원이 됐다.

특히 서재필 선생 생전의 유품 800여 점을 전시한 유물전시관도 둘러볼 수 있다.

기념관에는 갑신정변과 미국망명, 독립신문 창간, 독립협회 조직, 독립문 준공, 광복 후의 서재필, 외국에서의 독립운동 등의 주제로 전시가 이뤄져 있다.

서재필 기념공원은 보성군의 북부 지역으로 천년고찰의 대원사와 향토작가 전시관인 백민미술관 그리고 주암호, 승주 고인돌공원과 연계되어 교육문화관광코스로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환경 생태교육장 ‘주암호 생태습지·생태관’

 

 

 

생태 체험학습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보성주암호생태관.

 

보성군 문덕면과 인접한 복내면에는 주암호 생태습지와 생태관이 조성되어 있다.

주암호 생태습지는 광주·전남의 생명수인 주암호의 수질보전을 위해 조성한 인공습지다.

이곳은 습지를 따라 흐르는 유정천에서 하루에 1만 5천t의 하천수를 유입시켜 이틀에 걸쳐 총 22개의 습지를 통과하면서 각종 오염원을 저감한 후 주암호로 배출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21만㎡의 부지에 약 50만t의 담수능력도 확보하고 있어 홍수 조절 및 저류지의 역할도 가능하다. 습지 주변에는 자작나무와 치자나무, 황금편백 등 총 8만여 그루의 나무와 창포, 무늬부들, 까치수염 등 52종, 8만 5천여 종의 초화류 및 야생화가 식재되어 있다.

또한 습지 속에는 48종 1만 9천여 촉의 연꽃이 자라고 있다.

주암호 생태습지는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와 동시에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주암호 생태습지 한편에 마련되어 있는 3층 높이의 습지 관찰대에 올라서면 잘 정비된 습지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조망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9년에 완공된 주암호생태관은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습지 만들기 체험, 물고기 잡기 체험, 도형블록을 이용한 동식물 영상 만들기, 습지 이야기 등 전시와 생태 관련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주암호생태관에선 보성주암호 생태습지 해설사 양성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 2022년 생태습지 해설사 13명을 배출하기도 한 명실상부한 ‘생태학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남 화순군과 인접해 있어 다른 관광지에 묻힐 수도 있는 보성군 문덕면과 복내면지역의 다양한 볼거리와 역사·문화 체험 현장 등은 보성 속의 또다른 숨은 힐링 장소가 아닐 수 없다. 또 주암호를 따라 간간히 나오는 주변 식당들의 맛깔스런 음식들은 피로에 지친 여행자들의 입맛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코로나 속에 맞이한 민족의 대명절 설 연휴에 이곳을 가족이나 연인들의 여행지로 추천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다.

동부취재본부/허광욱 기자 hk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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