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헌(선한병원 의학박사)

 

정성헌 선한병원 의학박사

식이섬유는 우리의 장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탄수화물이다. 위장을 거치면서 우리는 식이섬유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대장으로 넘긴다. 그러다 보니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변비에 유익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몸의 입장에서 본다면 소화 시키지도 못할 쓰레기 음식이다. 그래서 몇십년전만 해도 우리는 식물에서 식이섬유를 다 빼내고 먹었다. 곡식들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부분인 껍질을 사정 없이 벗겨내고 부드럽고 소화하기 편한 부분만 섭취했다. 채소는 갈아서 식이섬유를 빼어내고 즙의 형태로 먹었다.

우리의 대장에는 우리 몸에 들어와 함께 살고 있는 세입자들이 있다. 마이크로바이움이라고 하는 미생물들이다. 이들은 우리몸에 유익균과 유해균으로 나뉘고 그 비율은 대체적으로 7대3 정도로 유익균들이 많다. 이 비율이 깨지고 유해균이 늘어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유익균은 우리 몸에 유익한 물질들을 만들지만 유해균은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들을 만들어 낸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졸중, 치매 등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자폐와 같은 아이들의 여러 가지 행동장애들도 유해균이 만들어 내는 해로운 물질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실제 자폐아동들에게 식생활만 개선시켜도 자폐증상이 호전을 보인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정크푸드의 섭취가 늘어나고 이를 먹는 MZ세대들과 이들의 문제로 지적받는 자제력이나 인내력 부족들도 음식과 관련이 있는지 연구해 볼만한 값어치는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식이섬유 음료가 있다. 과거 버려지던 물질들을 식이섬유 음료로 화려한 변신을 시켜 그 회사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이 되어 버렸다. 식이섬유는 대개 식물의 거친 부분에 많이 있다. 껍질채 먹으라는 이유는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라는 말이다.

그러면 식이섬유는 왜 좋다는 걸까? 우리의 장은 소화하지 못하는 쓰레기를 소화되지 않은채 대장으로 넘긴다. 그러면 대장에 세들어 살고 있는 우리의 유익균들에게는 식이섬유가 주된 먹이가 된다. 수십만년간 진화 과정에서 우리 몸과 유익균들 사이에는 그러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몇백년 사이에 우리의 바뀐 식생활은 유익균들이 먹을 먹이들을 공급하지 않는다. 이는 유익균과 유해균의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유익균들이 식이섬유를 소화시키면서 만들어 내는 기적의 치유물질들을 우리는 더 이상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우리의 대장속에 있는 유익균들은 식이섬유를 가지고 자연계에서 가장 뛰어난 치유물질을 만들어 낸다. 짧은 사슬 지방산이라고 알려진 아세테이트, 부티레이트, 프로피오네이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우리가 앓고 있는 모든 성인병들을 예방하는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암의 예방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섭취는 중요하다. 우리 몸은 단백질 섭취에 포만감의 기준이 맞추어져 있다. 탄수화물과 지방은 아무리 먹어도 배만 부르지 포만감을 가져오기 어렵다. 붉은 고기는 중요한 단백질 섭취원이기는 하지만 자주 먹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고기를 먹어야 한다면 등푸른 생선이나 흰살의 가금류를 권한다.

콩은 원래 유럽에서는 사람이 먹는 식품이 아니었다. 콩이 담고 있는 단백질 함량은 다른 식물들이 따라 올 수 없다. 더욱이 앞서 말한 풍부한 식이섬유를 담고 있다. 비지는 식이섬유의 보고이다. 콩은 풍부한 미네랄도 들어 있고 적당량의 탄수화물과 지방도 담고 있다. 콩이 담고 있는 파이토케미칼은 폴리페놀 형태로 이소플라본이라는 것이 들어 있다. 날콩에 100이 들어 있다면 삶은 순간 40 정도로 떨어진다. 그러나 발효를 시키면 150 정도로 상승한다. 청국장이나 낫또가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소플라본은 현대의 성인병과 암과 싸우는데 훌륭한 무기가 된다. 청국장이나 낫또에는 비타민 K라는 것이 들어 있고, 최근에 그 효능이 재조명되고 있다.

콩이 유방암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는 낭설이 있지만 이는 콩에 든 폴리페놀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화학적 구조가 비슷한데서 온 오해이다. 콩에든 폴리페놀과 에스트로젠은 완전히 다른 물질이며 약리적 반응도 완전히 다르다.

그러면 어떤 색깔의 콩이 좋은가? 검은콩 서리태를 먹어야 하나? 정답은 다양한 색깔의 콩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이다. 날콩은 우리가 먹을 수 없으니 익혀 먹어야 한다. 익히면 이소플라본 함량이 떨어지지만 어쩔 수 없다. 익힌 콩과 함께 발효된 콩을 함께 먹어주면 된다. 두부를 좋아한다면 가끔 비지도 먹어주면 좋다. 콩물 국수에 설탕을 듬뿍 넣는다면? 이것은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 왜냐하면 설탕은 우리의 유익균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설탕 대용품은? 이것 역시 혈당을 올리지는 않지만 우리의 유익균들을 파괴 할 수 있다.

콩 특유의 구수함을 즐기시라. 그리고 가능하면 매일 드시라. 콩을 즐겨 먹는 것은 확실히 노년의 건강을 보장하는 훌륭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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