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시인·대한파크골프광주시연맹회장)

 

김면수(시인·대한파크골프광주시연맹회장)

어린시절 생활은 늘 부족함이 많았다. 그 시절 삶 속 정서는 어른들을 공경하고 어려운 사람들과 마음 나누며 이웃들과도 사촌같이 지냈다. 즐거움과 아픔도 함께 나누었고 노약자를 배려하는 양보의 미덕을 우선시 했다. 학교에서는 학생 신분에 맞는 적절한 언어 사용과 바른 태도의 몸가짐을 강조했었다. 또 한편으로 선배들과 어른들을 공경하고 예의범절(禮儀凡節)을 잘 지키는 학생을 모범생으로 여겼다. 예의가 바르고 봉사 정신이 투철한 학생에게는 정기적으로 모범표창도 수여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도 여러 단체에서 다양한 표창과 감사장을 수여하고 있지만 왠지 빛이 바랜듯한 느낌이 든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과 노약자를 위하여 조용히 봉사하는 사람들도 많다. 진솔한 마음으로 정을 나누는 분들이기에, 이 분들은 찬사나 칭찬받기를 꺼린다. 바쁜 일상 생활에서 시간을 쪼개어 소외계층을 돌보는 봉사자들에게 아낌없는 마음과 힘을 보탤수 있도록 공감의 장을 마련했으면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성교육 방향을 더욱 심도있게 검토하여 별도의 봉사지향 과목을 모색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지역별 지자체에서도 성인들에 대하여 더 많은 모범 시민을 발굴하여 그 분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해 드리면 좋겠다.

현대 사회는 정보가 넘쳐난다. 유·무선 통신수단 발달로 모든 생활에서 유익하고 다양한 정보를 스피드 있게 얻을 수 있다. 문명의 급속한 발전은 인간들에게 힘든 노동력을 감소해 주었고, 생활의 편리함을 안겨 주었다, 어느 날 다중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학생들과 젊은 청년들, 중년들과 지도자분들의 언어와 행동, 그리고 태도를 지켜 볼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학생다운 학생, 청년다운 청년, 중년다운 중년, 어른다운 어른, 지식인과 지도자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언어와 행동에서 연령과 직분, 직책에 대해 서로가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모임의 목적과 거리가 먼 듯한 모습으로 그 장소에서 위치와 자리 메꾸기에 급급한 것 같았다. 보편 타당성 있는 일들에 대해 부적절한 언어와 행동을 보고도 당연하게 지적해야 함에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당연히 제지하고 만류해야 하는데도 뒤돌아 서야만 하는 자신이 부끄러울 때가 있다.

지난 날 언론에 잠시 보도되었던 기사 내용을 되돌려 본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인근의 재래시장 인근 도로변에서 9세쯤 보이는 어린애가 손수레를 끌고 뒤에서 할머니가 밀고 지나가다가 길가에 세워둔 외제차 앞부분을 굵은 사건이 있었다. 할머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차주인에게 이 일을 어떻게 알릴까를 생각하며 차량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할머니는 휴대폰도 소지하지 않았다. 손수레안에는 콩나물 한 봉지와 바나나 한 손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지나가던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며 웅성거렸다.

할머니는 힘없이 자리에 앉아 차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다. 이때 주변을 지나가던 학생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차량 앞면에 놓여있던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차 주인에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얼마쯤 후 40대로 보이는 차주인과 여자분이 함께 나타났다. 차 주인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께 정중히 사과하는 것이었다. “제가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지 않고 도로변에 주차하여 통행에 지장을 드려 죄송합니다”. 차주와 함께 동행했던 아주머니는 울먹이던 할머니 손주를 껴안으며 “애야 미안하다, 우리 잘못이야” 를 반복하며 애를 달래주었다. 위의 제보기사 내용을 생각해 보면서 할머니와 손주의 마음, 지나가던 학생이 연락하여 차 주인에게 설득력 있는 언어와 행동, 그리고 차량 주인의 훈훈한 마음에서 나눔과 예의(禮儀)에 대해 역할적 교훈의 가치를 일깨워 주었다.

이를 언론에 제보한 사람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가정과 학교에서 성적보다,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우리 사회에서 다중들과 함께 어울릴 때 행동으로 동행하며 나눔의 시간으로 봉사할 수 있는 마음이 곧 인성일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타인의 어려움을 보고도 선뜻 나서지 못 하는 현실의 아픔을 고민해 본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나눔이 있기에 부정보다 긍정의 힘이 솜사탕처럼 작용할 수 있다. 주고 받는 언어와 행동이 우리들의 삶 속에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오를 때 온유하고 포근한 이웃이 되어 모두에게 활력소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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