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모(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대학원장)

 

김덕모 호남대학교 대학원장

지난 수요일자 남도일보 스포츠면에 요즘 핫 이슈가 되고있는 챗GPT를 활용한 광주FC 관련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데이터저널리즘 시대에 로봇이 스포츠기사나 경제기사를 쓴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세계 최대 인공지능연구소인 오픈 AI가 지난 12월 출시한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 사용자가 두 달만에 1억 명을 돌파하고 세계 각국의 일반인은 물론 학생, 연구자, 전문가, 기자 등 다양한 분야 종사자들에 의해 폭넓게 사용되는 것은 상당히 이채롭게 보인다. 남도일보의 챗GPT를 활용한 기사가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은 챗GPT가 “광주FC가 어떤팀인가?”라는 사실에 관한 질문은 명쾌하게 답변했지만 “개막전경기에서 누가 골을 넣을 것 같은가?” 혹은 “광주FC의 특정 선수를 알고 있는가?”라든가 “광주FC의 K1리그 우승 가능성은 어떠한가?” 등 특정사건의 미래나 결과를 예측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했고, 축적된 데이터의 한계로 일부 사실관계에서도 오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챗GPT의 가능성과 한계를 실감나게 기사화하였다.

최근 우리 대학의 몇몇 교수님들로부터 “챗GPT가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이나 입시 문제 등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여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챗GPT가 제시한 대안의 대부분은 학과의 특성화나 틈새전략, 융합학과 설립 등 그 분야 전문가들에게는 이미 상식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학부모에 대한 서비스 강화’ 같은 대안은 오픈 AI의 진화 속도가 빠르고 딥러닝에 의한 학습량과 자료의 축적 정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인식하는 데 부족함이 없더라는 것이다.

지난 20일자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의하면,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간 구글이 지난달 1만2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과정에 법을 어기지 않고 해고 대상자를 추출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한다. 물론 구글 측은 알고리즘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놓았지만, 미국의 IT기업 캡테리가 미국 기업인사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는 응답자의 98%가 경기 침체에 따른 감원을 할 때 인력관리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을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챗GPT에게 “개인정보유출시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를 물어서 ‘개인정보보호법개정안’을 발의하여 전문가나 업계로부터 “법안을 만드 방식이나 그 내용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얻었지만 앞으로 AI 활용의 폭이 얼마나 넓을 것인가를 상징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련 업계는 더 똑똑한 챗GPT를 위해 기존의 CPU보다 전력을 적게 쓰고 연산처리속도는 훨씬 빠른 아톰급 AI반도체를 출시하고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서는 등 기존과는 전혀 양상이 다른 반란급 반도체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또한 각급 교육기관도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디지털 소양 교육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 출발은 하나의 도구로서 AI와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 제고에 초점이 맞춰진 양상이다. 당연히 AI시대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 초중고에서부터 AI, 소프트웨어 활용 교육은 필요하고 그런 차원에 우리 대학과 같은 전국 유일의 전교생 AI교육 특성화 교육은 전국적으로 널리 확산되어야 할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톡 등 짧은 동영상과 메시지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긴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심심한 사과’를 “맛없는 사과”, ‘무운을 빈다’할 때의 ‘무운’을 “운이 1도 없다”는 식으로 이해해 문해력에 현저한 문제점을 노정했다는 보도는 우리 교육 문제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래서 다시금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문해력 교육’ 강화를 강조하고자 한다. 도구로서의 SNS, 챗GPT와 같은 AI, 소프트웨어의 활용 능력을 높여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게 하되 그러한 도구들이 주는 결과가 완전하지 않고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비교, 판단 능력과 비판, 통찰력 제고 교육도 병행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강조해온 ‘NIE(Newspaper in education)교육 강화를 통한 신문읽기와 독서토론 연계 교육을 입시부담이 적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 과정에서 강화해 주기를 바란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지원대상 신문사’로 선정된 우리 지역 언론사들이 광주교육청과 협력하여 각급 학교에 ‘NIE용 신문지원 사업’을 강화해 미래세대들의 문해력 증진 교육에 더욱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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