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이냐 세대교체냐’…4명의 후보 치열한 ‘각축전’
현직 강성채 후보에 최남휴·채규현·조원익 도전장
2강 2약 구도 형성…저마다 결과에 자신감 내비쳐

 

오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전남 순천농협은 현 조합장을 포함해 4명의 후보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순천농협은 조합원만 1만8천400여명, 총 자산 2조원이 넘는 등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순천농협 대표는 어지간한 지자체 단체장보다 영향력이 높은 자리여서 선거 때마다 뜨거운 경쟁이 펼쳐진다.

이번 선거에는 4선을 노리는 현 조합장 강성채(73) 후보에 맞서 세대교체와 변화를 기치로 내세운 최남휴(58)·채규현(65)·조원익(64)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4명의 후보가 저마다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지만 농협 안팎의 분석을 종합하면 2강 2약 구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각 후보는 그동안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 자신의 장점과 공약, 비전을 충분히 설명하고 어필한 만큼 결과에는 자신이 있다는 표정이다.

이번 순천농협 조합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관록과 세대교체다.

기호 1번 강성채 후보는 징검다리 3선 조합장으로서 전국 최대 규모,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등 100년의 미래 순천농협을 만들어내겠다는 점을 내세워 마지막 봉사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강 후보는 “구조조정과 유통 전문 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디지털 유통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순천농협은 역대 최대의 이익을 달성했다”며 “다른 농협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해오고 있는 지금, 향후 100년을 위한 성장 동력과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의 풍부한 경험과 추진력, 전국적인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조합원 중심농협, 마지막 헌신봉사의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강 후보는 ‘농민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도전자들은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 변화가 필요하며 새로운 인물이 조합을 이끌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후보에 맞서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기호 2번 최남휴 후보는 ‘젊은 새바람’을 기치로 지지를 호소했다. 최 후보는 36년 농협에서 근무한 풍부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변화와 혁신으로 농협의 이익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농협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농협대학 졸업 이후 36년 직원으로 주요 업무를 추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고, 순천농협의 강점과 약점, 위협, 기회 요인이 무엇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세대교체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조합장의 관심과 고민은 오롯이 조합원의 소득증대 편익증진에 있어야 한다”며 “젊고 깨끗한, 농협에 정통한, 경영능력이 검증된 최남휴를 지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순천농협 8개 지점의 지점장 근무 경력을 가진 기호 3번 채규현 후보는 ‘실무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채 후보는 ▲농산물 전문 유통팀 확대 ▲소량 농산물 전량 책임 판매 ▲농산물 계약 재배 품목 확대 등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 제값받기 판매체계 구축 ▲거점별 농기계 수리센터 확대 ▲농촌 인력지원센터 확대 운영 등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편익 최우선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농협대학을 졸업하고 40년간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에 근무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기호 4번 조원익 후보는 농협경영의 최고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조 후보는 “지금 순천농협은 규모만 커져가고 있는 구조로, 대규모 합병농협으로서 그 운영방식이 다른 농협과는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천농협을 규모에 맞게 조직과 시스템을 바꿔 진정한 농민조합원을 위한 농협다운 농협을 만들어야 한다”며 “농협중앙회 중앙본부 기획실, 경영혁신본부 등에서 근무하면서 정책과 제도개선 등 기획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정통 농협경영 최고 전문가로서 순천농협을 변화시켜 조합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큰 일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순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순천농협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특정 후보의 사전선거운동 등 불법 사례를 적발해 현재 2건을 고발 조치했고 1건을 조사 중이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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