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터미널, 이용자 급감…폐업후 시 직영, 재정 부담
고흥터미널, 혈세들여 신축 용역 백지화후 방안 장기화
지역 소멸 방지 위한 정부 차원 항구적 지원 대책 절실

 

차량이 텅 비어 있는 광양버스터미널 모습. /허광욱 기자
이용자들이 거의 없는 광양버스터미널 내 한산한 모습. /허광욱 기자

‘서민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는 전남 동부권지역의 ‘공용 버스 정류장’이 이용자 감소로 폐업을 하거나 시설 노후에 따른 민원 등으로 일선 지자체가 운영 해법 마련에 심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민간 사업자의 폐업으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지자체가 직영을 하고 있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 재정 부담을 안겨 주는데다 지역 소멸로 이어질 우려도 커 지역 정부 차원의 항구적인 지원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동부권 지자체에 따르면 광양시에는 광양군과 동광양시가 통합된 이후 광양버스터미널과 중마버스터미널이 각각 운영되고 있다.

광양읍에 지난 1988년 7월에 개설된 광양버스터미널은 민간위탁으로 2000년 12월까지 A씨가 대표로, 또 그 이후부터 2019년 11월까지 B씨가 대표로 운영해 왔다.

그러다 경영악화 및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기존 터미널사업자 B대표가 폐업 신청에 따라 광양시가 임시터미널(인동숲)을 1년 여간 운영후 2020년 8월부터 현재까지 기존 광양버스터미널 건물을 임차해 직영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광양시는 터미널 건물 소유주와 2020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3년간 계약을 체결, 부가세 포함 매월 1천500만원 상당의 임차료를 지급해 오고 있다.

이와 함께 전기세 등은 별도여서 매달 대략 1천600여 만원의 지자체 혈세가 들어가 1년이면 2억여 원, 10년이면 20여 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재정에도 큰 부담이 예상된다.

하지만 광양시가 재정을 줄이기 위해 중마버스터미널처럼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 도출은 이용자 감소와 사업 타당성 부족 등으로 현재로선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광양버스터미널의 이용객 현황을 보면 2021년에 8만7천892명, 2022년 9만8천561명 수준으로 한달 평균 1만 명도 안된다.

반면 최고가격 낙찰자에게 사용·수익허가하는 방식으로 민간사업자(낙찰자)가 공유재산 사용료를 시에 납부하고, 2002년 8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중마버스터미널의 경우 2021년에 14만4천420명, 2022년에 16만1천901명으로 이용객이 광양버스터미널의 두 배 수준이다.

여기에다 광양시는 오는 7월에 현 광양버스터미널 건물주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으나 전기료 인상 등으로 재정에 더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광양시가 직영 전에 터미널 건물주와 운송업체간 소송 등으로 갈등이 빚어지기도 해 재계약을 앞두고 눈치도 보고 있는 모양새다.

고흥버스터미널도 지난해 수 천 만원의 혈세를 들여 신축 이전을 위한 용역을 실시했으나 백지화 된 가운데 고흥군이 묘책을 찾고 있으나 원점에서 그치고 있다.

고흥군이 상가나 주변 건물 인수 등을 추진해 신설을 검토 했으나 현 터미널 사업자와의 비용부담 관련 조율에 실패하는 바람에 여전히 협상이 겉돌고 있다.

이에 따라 고흥군이 터미널 내 악취가 심한 남자화장실 신설이나 바닥 등 노후시설 보수 외에는 아직 뾰족한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 이용자들의 불편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지역들 외에도 전남 동부권에선 최근 곡성터미널이 적자로 폐쇄될 위기에 직면하자 군 직영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광양시의회 최대원 산업건설위원장은 “집행부에 광양버스터미널에 대해 부지를 매입해 신축해 위탁 운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 강구를 요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광양시의회 백성호 부의장(산건위원)도 “인구 감소와 자가용시대를 맞아 버스 이용자가 갈수록 감소되고 있지만 교통약자나 소수의 이용자를 위해선 버스터미널을 위지해야 하는 일이다”며 “남의 건물을 돈을 들여 빌려 쓰고 있는 것도 한계가 있기에 시에서 전문성 있는 용역을 의뢰해 부지 매입후 신축이나 직영 등에 대한 안을 비교해 보고 다양한 의견도 수렴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터미널 소유주이자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을 해 건물 일부를 사용하고 매달 1천500만원~1천600여 만원의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다”며 “광양읍에 ktx가 들어오고 이용자가 늘면 부지를 매입해 신축후 위탁 운영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2020 ~2022)동안 전국의 314개 버스터미널 가운데 18곳이 폐업했다. 동부취재본부/허광욱 기자 hk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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