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홍(전남과학대학교 교수)

 

안태홍 전남과학대학교 교수

2022년 가을부터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떠오르는 화두가 있는데 광주전남연구원의 분리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그것이다. 지역적 특성이 다르고 산업구조가 상이한 두 지자체가 공동 발전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발족한 연구기관으로 벌써 28년의 역사를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연구원이 가지고 있는 기능과 효율성의 문제 때문에 분리도 하였고 상생이라는 콘셉트의 정치적 의미 때문에 다시 통합도 하였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문화관광분야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오랜 기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2년여 동안 위원회 활동을 하며 느꼈던 점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였다. 앞으로 진행될 산업(AI 산업, 자율주행자동차, 바이오 나노, 친환경 산업, 우주산업 등)과 진행될 사회에 대하여 지역 또는 지자체가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그 지자체는 도태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준비에 대한 평가를 하는 아주 간단한 기조는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고 미래 비전에 대한 현실적 효과성의 준비가 있느냐에 있었다. 정치적 이슈나 감상적 논리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정책의 대부분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R&D나 발전하기 위한 시스템을 준비하는 정책이 아닌 단지 눈앞의 곶감을 빼먹는 선심성 정치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필자는 광주전남연구원에 대하여 먼저 살펴봐야 할 내용이 있다고 본다. 지난 28년 동안 연구원이 존속하면서 이루어낸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만들어 낸 큰 패러다임이 무엇이었는지이다. 물론 여러 가지 업적들도 있었지만 이 지역 전체를 아우를 수 있고 미래 20년을 준비시킬 수 있는 업적이 있었는가이다. 연구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였다는 사실을 이해는 하지만 그 기나긴 시간 동안 연구원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이를 하지 못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는지를 깊게 성찰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리스크를 오래전부터 인지한 사람들에 의하여 과거 한 차례 분리를 한 경험도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미래지향적 준비에 대한 평가는 감성적 콘셉트가 아닌 객관적인 현실적 비전을 가진 가치 평가에 있다. 내부적인 시스템을 살펴보면 정책의 연속성과 지역적 이해에 대한 상충이라는 두 가지 커다란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먼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2년이라는 기간을 교대로 연구원을 지도감독 하여 왔다. 현재 연구원장의 재임 기간은 3년인데 지자체가 지도감독을 하는 기간은 2년씩 교차한다. 이러한 것들은 당연히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두 번째는 정책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기에 20년 후의 미래 지향적인 초광역 상생발전 연구의 진행에 대한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문제점에 의한 결과로는 최근 3년간 두 지자체의 상생과제로 전체과제에 대하여 겨우 19%만이 진행되었고 이 또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고 이 때문에 내실 있는 연구기능이 발생 되지 않아 단편적인 과제위주로 진행되어 왔다.

지금까지 광주와 전남은 상생을 한다는 커다란 프레임에 발맞추고 나아갔지만 군공항 문제,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등 현실적인 문제에서는 각 지역의 이익을 위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실타래를 푸는게 묘연해 보이는 실정이다. 이는 두 지자체 사이의 인구, 산업, 문화 등 다양한 환경이 상이하기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문제점들이 많은 연구인력과 비용을 투입한다고 해서 즉시 해결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두 개의 다른 성질이 통합이라는 감성적 요소에 의해 그 본질을 저버리고 통합 프레임에 녹아들기는 녹록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광주와 전남은 각각의 연구원으로 분리하고 인력과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광주는 도시설계 및 경제 강화, 교통 등 대도시권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광역권으로 발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연구원으로, 전남은 전남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경제적·환경적 요소들을 이용하는 초광역권 경제를 구축하는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원으로 가는 게 훨씬 설득력 있고 객관적 미래 발전 비전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다른 지자체에서 했기 때문에 우리도 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보다는 진정한 미래 가치에 기반을 둔 비전의 연구에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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