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현상 외 특별한 증상 없어
자가면역질환 제때 치료 중요

 

정무오 밝은안과21병원 원장가 내원한 한 남성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밝은안과 21 제공

눈에 먼지가 들어간 것처럼 따끔거리거나 눈곱이 끼고 충혈이 나타나면 대부분 결막염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물론 피로가 쌓이거나 결막염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며칠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고 이어진다면 ‘포도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포도막염은 치료가 늦으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위와 같은 증상으로 안과를 찾아 포도막염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생소한 질환명 때문에 덜컥 겁부터 낼 때가 많다.

인터넷에 포도막염을 검색하고 나면 염려는 더 커지게 된다. 실명할 수도 있는 질환, 치료가 어려운 질환, 만성 질환 등.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연히 무서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을 뿐 포도막염은 의외로 흔한 안질환 중 하나다. 포도막염이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과 치료를 하면 좋을지에 대해 정무오 밝은안과21병원 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정의

포도막염이란 말 그대로 포도막에 생긴 염증이다. 그렇다면 포도막이 무엇인가를 알면 이해하기가 조금은 더 용이할 것이다. 눈이라는 구체는 크게 3가지 층으로 나눠져 있다. 안구 가장 바깥층은 우리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각막(검은자)과 공막(흰자위)이고 안구 가장 안쪽 층은 빛을 인식하는 신경층으로 망막이라고 한다.

포도막을 쉽게 말하자면 각공막과 망막 사이에 위치한 중간층으로 눈의 조직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 그물층이다.

해부학적 모양이 마치 포도 껍질처럼 생겨서 그리스 어원으로 포도막이라 불린다. 포도막염은 눈 안의 중간층인 포도막에 생긴 염증을 칭한다.

그런데 포도막은 주변 조직(결막, 각막, 유리체, 망막, 공막, 시신경, 안와 조직)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포도막에 발생한 염증이 주변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반대로 주변조직에 발생한 염증이 포도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포도막염은 눈에 발생한 모든 염증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염증이 포도막에서 시작했다면 포도막염이라고 정의한다.

◇증상

포도막염의 증상은 발생 부위와 염증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흐리게 보이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충혈은 그 뒤에 따라오는 증상이다. 그 외에 포도막염이 눈에 압력을 조절하는 부위에 생기면 눈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달무리 같은 빛 번짐이 생길 수도 있으며, 염증성 부유물로 인해 무엇인가 떠다니는 것 같이 보이는 비문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할 만한 증상이 없고 특히 발병 초기에는 주관적인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서 포도막염이 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포도막염은 자가면역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쉽게 말하면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에 무엇인가 착오가 생겨서 몸을 오히려 공격하는 질환이다. 이러한 면역세포의 착오를 만드는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포도막염 외의 다른 자가면역질환, 외상, 종양, 약물 등이 있다.

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원인을 모르는 ‘특발성’일 경우가 가장 많고 역으로 이렇게 특별한 원인이 없는 포도막염인 경우에는 제때 치료받는다면 치료 예후는 가장 좋다.

포도막염이 의심된다면 여러 가지 검사를 해 최종 진단에 이른다. 병원에서는 증상과 병력을 확인하고 안과 검사를 하는데 시력검사, 안압검사, 세극등현미경검사, 안저검사 등을 진행한다. 이때 눈의 염증에 해당하는 변화 유무를 확인하고 정도를 측정해 종류를 판정하게 된다. 염증의 범위가 넓은 경우 사진촬영, 혈관촬영, 빛간섭단층촬영 등의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1년에 3회 이상 자주 재발하는 경우와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공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안과 검사와 더불어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존재 여부를 찾기 위해 혈액검사, 소변검사, 방사선 촬영 등 내과적 검사를 더 필요로 할 수 있다.

◇치료

치료의 주된 방향은 국소 면역 억제 치료다. 증상이 경증에서 중등도의 경우 안약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일단 포도막염이 발생했다면 잠깐 치료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포도막염의 치료 원칙은 ‘충분히 강하게’다. 이상이 생긴 면역체계를 충분한 시간 억제해 놓지 않으면 금방 재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 발생했다면 주치의의 치료 방향대로 한 달 이상은 충실히 따라와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염증 반응이 심할 때는 경구 스테로이드제 복용 등 전신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심하거나 잦은 재발을 하는 경우에는 앞서 말했듯이 포도막염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 인자가 있는지를 알아봐야 하고 다른 원인이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당연하다.

포도막염은 완치라는 개념은 있을 수 없지만 한번 염증이 생겼을 때 곧바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대부분은 포도막염을 방치하고 충분한 치료를 하지 못해 이로 인한 합병증으로 시력장애 후유증이 남는 것이지 염증 자체가 눈을 급성으로 손상시키지는 않기 때문이다.

포도막염은 자가면역질환인만큼 평소 면역력 관리만 잘해도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과로하거나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과도한 신체활동이나 음주 또는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쉽게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눈 건강에 관심을 갖고 면역력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눈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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