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형사에서 보험설계사로 변신 임광재 씨
37년 경찰관 은퇴 후 첫해 연봉 3천만원 ‘쏠쏠’
형사적 과실사항 등 설명, 경찰 경험이 큰 도움
“용기만 있으면 성공, 노력 여하에 따라 큰 보람”

삼성화재 순천지역단 광양지점 임광재 설계사/장봉현 기자

“걸어 다닐 수 있을 때까지 보험 설계사로 일하고 싶어요” 일흔을 앞둔 시점에서 조카뻘 되는 보험설계사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인터뷰 내내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37년간의 경찰 생활을 마치고 2019년 보험설계사로 변신한 임광재(69) S화재보험 순천지역단 광양지점 RC가 밝힌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비결이다.

그는 1978년 경찰에 입문한 후 광주와 보성, 나주, 광양경찰서 등을 거쳐 수사과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5년 6월 자신의 천직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을 정년퇴직했다.

임 설계사도 여느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퇴직 후 등산과 평생교육관에서 기타를 배우는 등 시간 때우기로 일상을 보냈다. 그러던 중 한 지인이 “다른 사람을 돕고 보람된 일이 있는데 해 보겠냐”는 권유로 우연찮게 보험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실제로 이 일을 해보니까 맞춤형 보험을 설계해 주고 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로 인해 딛고 일어서는 걸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아침에 출근해서 회의를 하고 동료들을 만나 활동하는 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괜찮지는 않았다. 뼛속까지 경찰이었던 그는 재직 당시 ‘베테랑 형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것도 형사들의 꿈인 수사과장까지 했으니 그 자부심은 대단했을 터다.

그는 “사실 현직 때는 권한행사를 한다는 점에서 갑의 입장이었는데, 이 일을 시작할 때 ‘수사과장 하던 사람이 그런 일 하냐’, ‘격에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한다’는 핀잔을 많이 들었다”면서 “보험일은 영업이기 때문에 늘 아쉬운 소리를 하고 거절당하는 게 다반사였고, 처음해보는 일이라 상당히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무형의 상품을 그들에게 권해 필요성을 느껴 받아들이면 좋은 것이고, 거절하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니까 부담이 없다”며 “나를 만나는 모두가 잠재적 고객이라고 생각하니까 더욱 기쁜 마음으로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로서 ‘경찰 물’이 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예전엔 아줌마들 소일거리로 다니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째는 인간관계, 의료, 금융지식 등 종합적인 지식이 필요한 곳이고, 보험은 사건, 사고가 동반되기 때문에 고객들과 상담을 하면서 형사적 과실사항 등을 설명해 주는 등 경찰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설계사로 변신한지 4년이 채 안됐지만 그는 첫 해에 3천만 원의 수입을 올릴 정도로 쏠쏠하다. 퇴직하기 전보다 양에 차지는 않지만 취미활동과 애·경사비용으로 쓰기에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그런 그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내가 늙어 걸어 다닐 수 있을 때 까지 일 하는 게 꿈이다”며 “남들은 다 내려놓을 때 왜 그러고 다니냐는 말도 하는데 그건 자신들은 못하니까 부러워서 하는 말이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자신의 일이 너무나 매력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는데,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다”며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만 있으면 성공하는 일이기 때문에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직업이다”고 말하는 그는 1막 보다 행복한 2막을 펼치고 있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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