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욱 전남대 음악학과 교수 인터뷰
민주주의의 첫 단추된 ‘선대 투쟁’
광주정신 기리며 후대까지 이어야
선율 통한 친숙한 접근·승화 포인트

 

박인욱 지휘자

오는 20일 예고된 제1회 5·18평화음악회 지휘를 맡은 박인욱 전남대 음악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선대의 값진 희생을 통해 얻은 것인 만큼 80년 5월을 추모하고 예술로 승화해 광주정신의 숭고한 가치를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에 많은 대중이 5·18에 보다 친숙하게 접근하고, 음악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인욱 지휘자는 “외국의 경우 수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즐기는 축제가 된 사례가 많다. 독립전쟁 동안 전사자와 부상자 등 2만여명이 희생됐으나 미국독립기념일(7월 4일)은 미국에서 가장 큰 전국 축제일이며, 프랑스혁명을 기념하는 ‘바스티유 날(7월 14일)’ 역시 프랑스에서 가장 큰 행사로 매년 개최되고 있다”며 “특히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 공화국의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은 그 상징성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오월 광주도 민주화운동에 대한 대중 축제로 거듭나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후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 축제는 수많은 희생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첫 단추가 된 선대의 투쟁을 그 후손들이 축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5·18민주화운동 역시 보통의 일상을 위해 거리로 나선 시민으로 인해 풀뿌리 민주주의 투쟁이 촉발됐고, 뒤이어 6월 항쟁으로 민주헌법을 쟁취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되새기며 가치를 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박인욱 지휘자와 광주의 인연이다. 대구 출생인 박인욱 지휘자는 2016년 전남대 교수로 재임하면서 광주와 연을 맺게 됐고, 이후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공부했다고 한다. 그는 “아무래도 근무지가 5·18민주화운동과 밀접한 곳이다보니 지역의 분위기와 정서를 이해하고자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직접 지역에서 거주하며 몸으로 느낀 광주 5·18은 이전에 알고 있던 사실과는 많이 달랐다. 이에 제 전공분야에 오월정신을 녹여내고자 했고, 더 나아가 5·18이 과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희생정신을 추모하고 승화함으로써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인욱 지휘자는 특히 오월 관련 행사에 빠지지 않는다.

박 지휘자는 “음악의 장점 중 하나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공 분야인 만큼 이러한 장점을 살려 광주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인욱 지휘자는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악대학에 입학했다. 재학 중 프랑스에서 파리 에꼴노르말, 렝스 국립음악원을 수료하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악대학, 빈 국립음악대학 Post Graduate 과정을 각각 졸업·수료했다. 그는 2000년 Fundacao Oriente 국제지휘자콩쿠르 파이널 무대에 올랐으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리세우 대극장 오디션을 통해 200명의 지휘자 중 부지휘자로 선정된 뒤 세계적인 지휘자 넬로 산티(Nello Santi), 이탈리아 오페라가수 레오 누치(Leo Nucci)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과 작업했다. 탁월한 곡 해석력을 가진 박 지휘자는 전남대 예술대학 음악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2017년부터 ‘카메라타 전남’을 창단해 음악 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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