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5·18 평화음악회’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 재조명
클래식·대중가요 등 음악으로 승화시켜
정의·민주·인권·평화 역사 확산 마련

 

1980년 5월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민주·평화·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던 고(故) 윤상원 열사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추모하는 ‘5·18 평화음악회’가 오는 20일 오후 7시 30분 전남대학교 민주마루에서 펼쳐진다. 사진은 윤상원 열사 생전 모습. /윤상원기념사업회 제공

민주화를 열망하며 독재정권에 맞섰던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어느덧 43주년을 맞았다. 5월 광주는 정의·민주·인권·평화의 역사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기억하는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5·18민주화운동의 상징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은 홍콩·미얀마 등 민주화를 열망하는 세계 각국에서 울려퍼지고 있으며, 80년 5월을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그날의 뜨거웠던 투쟁을 되새기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4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대한 진실규명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왜곡·폄훼 시도 또한 여전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당사자의 빈약한 의지와 반대여론으로 인해 제자리 걸음 중이다.

이에 남도일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민주·평화·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던 고(故) 윤상원 열사의 삶과 죽음을 재조명함으로써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리고 갈수록 희석되는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함양하기 위한 ‘5·18 평화음악회’를 개최한다.

오는 20일 5·18 민주화운동의 발원지였던 전남대학교에서 열리는 5·18 평화음악회의 의미와 배경 등을 지면을 통해 미리 소개하고자 한다.
 

“너희들은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다. 이제 너희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우리들이 지금까지 한 항쟁을 잊지 말고, 후세에도 이어가길 바란다. 오늘 우리는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 “동지 여러분, 우리 저승에서 만납시다. 저승에서도 사회운동을 계속합시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 5·18 최후의 항전으로 기록되고 있는 ‘상무충정작전’으로 인한 계엄군 진입을 앞두고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이 어린 학생과 시민군 동지들에게 남긴 말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약하는 동시에 죽을 줄 알면서도 끝까지 전남도청을 지키며 민주·평화·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던 고(故) 윤상원 열사. 그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추모하는 ‘5·18 평화음악회’가 오는 20일 오후 7시 30분 전남대학교 민주마루에서 펼쳐진다.

남도일보와 (사)윤상원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이번 음악회는 5·18민주화운동을 예술매체인 음악으로 승화시켜 많은 이들에게 민주정신을 알리고 기리는 기회를 확산시키고자 기획됐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CMB 광주방송, KCTV, 5·18 기념재단, 5·18 민주화운동공로자회,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등이 후원한다. 앞서 남도일보와 (사)윤상원기념사업회는 윤상원 열사의 삶과 정신을 알리고 기리는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5·18 평화음악회’는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인 ‘윤상원’ 열사의 정신을 기림으로써 정의·민주·인권·평화의 역사로 거듭난 5월 광주의 승리와 교육을 확산하고 인권·평화를 지키고 연대하기 위한 자리다.

최미향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이번 음악회는 박인욱 전남대 음악학과 교수가 지휘봉을 잡으며, 카메라타전남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테너 윤병길·바리톤 공병우·소프라노 양귀비, 나혜성·바이올리니스트 이혜정 등이 무대에 올라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선율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음악회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되며, 무엇보다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해 클래식 뿐 아니라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대중가요를 포함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날 음악회는 핀란드 음악가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로 시작을 알린다. 작곡가 시벨리우스가 자신의 조국인 핀란드의 독립을 염원하며 작곡한 음악을 통해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80년 5월 그날을 녹여낸다.

이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으로 알려진 비탈리의 ‘샤콘느’가 연주된다. 매년 5월이 돌아오면 희생영령을 추모하고 슬픔에 잠겼던 광주에 ‘슬픔은 슬픔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정적인 멜로디가 특징인 한국 가곡 고(故) 김규환 작곡가의 가곡 ‘님이 오시는지’와 오페라 ‘타이스’ 삽입곡 ‘당신은 나의 선지자입니다’가 관객들의 감수성을 촉촉하게 적신다.

2부 무대는 시대의 증거가 된 가수로 기록된 양희은의 ‘상록수’와 이선희의 ‘오월의 햇살’로 막을 연다. 이어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 ‘마리오, 나 여기 있어요’를 통해 탄식과 절규를 노래한다.

이날 음악회는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으로 불리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4악장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지병문 윤상원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윤상원 열사는 ‘시민군 대변인’으로 불리지만 실제 많은 사람들이 그 역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번 음악회는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윤상원 열사의 삶과 정신을 제대로 알리고 기리기 위한 사업의 일환”이라면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무대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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