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익(전라남도의원)

 

최동익 전라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지난 3월 27일 대한민국이 김치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김치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김치산업 진흥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김치산업진흥원을 설립하고 진흥원의 소속도 과기부에서 식품 정책을 전담하는 농식품부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식당가에서는 국내산 재료로 만든 국산 김치를 제공하는 곳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이를 중국산 수입 김치가 대체하고 있다. 이 결과로 우리나라 김치 무역수지는 중국산 저가 김치에 밀려 2010년부터 11년 연속 막대한 적자를 기록해 왔다.

2021년 김치 무역수지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중국발 수입 물량 차질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흑자전환됐지만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2021년보다 20.4%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또다시 2천858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김치산업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째는 김치산업 관련 기관 분산으로 인한 혼란이다. 현재는 김치산업을 전담할 컨트롤타워가 없고 관련 업무가 세계김치연구소·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식진흥원 등으로 분산돼 있어 업무 중복과 역할 분담 부재로 인한 비효율 발생이 지적되고 있다.

둘째는 김치산업 진흥에 대한 연구 부족 문제다. 김치산업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세계김치연구소는 본래 목적인 김치산업 진흥이 아닌 연구개발업무에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또한, 김치산업을 위한 전문 인력 부족 문제도 있어 각 기관에 배치된 인력이 진흥업무를 전담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세계김치연구소가 과기부 산하 한국식품연구원의 부설기관인 까닭에 농식품부 산하 기관들과 유기적인 연계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더불어 세계김치연구소의 연구 실적도 미흡하다는 평가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과거 정부기관 평가에서 2회 연속 ‘미흡’ 등급을 받고 한국식품연구원과의 통폐합 위기까지 내몰린 바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김치산업 진흥이라는 목적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처럼 김치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금까지 김치산업은 여전히 다양한 문제점에 직면하고 있다. 필자는 김치산업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해당 문제들을 해결하고 김치산업 진흥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身土不二(신토불이)’라는 말이 있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뜻으로 자기가 사는 땅에서 산출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처럼 국내 생산 김치 원료의 국산 비중이 96.5%에 달해 김치산업이 우리 농수산물의 확실한 수요처인 만큼 김치산업 진흥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역수지 개선뿐만 아니라 농어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도 중대한 사안이다.

김치종주국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값싸게 들어오는 수입김치로부터 한국 김치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김치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 세계김치연구소를 농식품부 산하의 김치산업진흥원으로 확대 개편하는 등 김치산업 진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도록 해야 한다. 필자는 이것이 김치산업 진흥 관련 정책을 개선하고 체계적인 업무 추진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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