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균(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오도균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지난 3월 기상청은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2022년을 ‘중부지방 집중호우, 남부지방 최장 가뭄’으로 요약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시간당 116㎜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반면, 남부지방은 1974년 이후 가장 많은 227.3일의 기상가뭄 일수를 기록하는 등 폭우와 가뭄의 양극단의 이상기후가 동시에 발생한 해였다.

2023년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날 호우로 어느 정도 해소되긴 했지만, 그전까지 남부지방은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비상상황을 겪었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초부터 전국 누적 강수량은 평년대비 80% 수준을 면치 못해 현장에서는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부족으로 산업계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여름은 어떨까? 현재 전 세계가 이상기후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엘니뇨’를 지적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 전역에는 때 이른 폭염이 시작됐으며 최근 태국의 체감 온도는 54도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역시 올여름 폭염은 물론 강수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극단적인 날씨가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양극단의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소위 ‘녹색댐’이라고 불리는 숲의 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름에는 집중호우와 홍수, 나머지 계절에는 물 부족과 가뭄을 반복하는 기후특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숲은 토양과 토양입자 사이의 스펀지와 같아서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에 물을 크게 흡수하며, 비가 내리지 않는 계절에는 물을 천천히 흘려보내 강을 마르지 않게 한다.

그러나 숲이 조성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수십 년이지만 파괴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10년 평균 연간 산불 건수는 537건, 피해면적은 3천560㏊인 반면, 5월12일 현재 산불 건수는 493건, 피해면적은 4천654㏊로 10년 평균 연간 수치와 비교하면 올해는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치산치수(治山治水)라는 말처럼 예로부터 산과 물을 잘 다스린 나라는 부강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국토가 황폐해져 국민은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따라서 위정자들은 치산치수를 통치의 근간으로 여겨왔으며 이는 예측이 어렵고 변동성이 큰 양극단의 기후변화에 노출된 지금의 현 상황에도 역시 유효하다. 과학적 분석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수자원과 산림자원의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가뭄과 홍수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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