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내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함평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송정리 공항을 지나 나주방면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곳. 싱싱한 국산 한우만을 취급하며 이 지역 손님들의 고급 입맛을 맞춰가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광산구 도산동에 위치한 ‘천지관’이다.
식당 문을 연 지 이제 겨우 4개월이 지났지만, 결코 초보자 답지 않은 섬세함과 부지런함, 깔끔함이 식당 식구들의 몸 전체에 배어 있다.
아파트 단지 옆에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가게 앞뒤로 출입구가 모두 뚫려 있어 한결 편리하다. 언덕배기에 자리한 주택처럼 새하얀 지붕과 벽으로 둘려싸여 있는 ‘천지관’은 식당이라는 느낌보다는 바다를 끼고 자리한 별장같은 기분을 전해준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식당 전체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깔끔함이 눈에 띈다.
특히 방 한쪽을 가득 채운 유리창에서는 창밖의 밝은 햇빛이 내리쬐어 굳이 인조 불빛이 필요없을 정도의 밝은 빛을 전달해 준다.
중앙쪽 홀을 중심으로 양쪽에는 4개의 방이 있는데, 이들 방문 위에 붙여진 각 방의 문패들이 역시 심상치 않다.
‘백두’∼‘에서’∼‘한라’∼‘까지’. 처음 가게에 들어섰을 때 개별 방에 붙여진 ‘에서’와 ‘까지’가 도대체 무슨 말일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방 이름들을 합쳐보니 그럴듯한 문장이 완성되는 것이었다.
주인 정미경씨(46)가 고민해서 이름지었다는 ‘백두∼에서∼한라∼까지’는 비록 손님들에게 음식을 파는 고깃집이지만 시야를 넓게 가져 통일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늘아래 땅 위에 가장 좋은 한우전문점이 되겠다”는 뜻에서 지은 ‘천지관’과도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본 음식이 나오기 전 모든 손님들에게 입맞을 돋워주는 곁반찬들이 내어져 온다.
맛있는 양념장이 얹어진 순두부는 기본에, 햄과 게맛살·단무지·시금치가 들어있는 ‘김달걀말이’는 초등학교 시절 소풍때 엄마가 싸주신 김밥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외에도 배와 당근, 맛살, 적채를 잘게 손질해 오이로 싼 후 와사비 소스를 뿌려 먹는 ‘오이야채말이’와 새빨간 양념속에 생생한 게살이 들어있는 ‘꽃게장’, 돼지고기 껍질부위를 꾹꾹 눌러 붙인후 예쁘게 썰어내 알록달록한 무뉘를 자랑하는 음식 등 다양하다.
특히 이곳에서 자랑하는 서비스 메뉴중 하나는 양갱이다. 딸기씨가 부분부분 들어 있어 ‘톡톡’ 씹히는 맛이 재미있는 딸기 양갱과 구수한 녹차 양갱, 호박 양갱 등 ‘천지관’에서 직접 만든 양갱이는 아이들에게도 인기를 끄는 메뉴중 하나다.
이곳 ‘천지관’은 한우 전문점인 만큼 갖가지 소고기의 부위별 음식이 준비돼 있다. 생고기, 꽃등심, 안창살, 생갈비, 갈비탕 등 음식메뉴도 다양하다.
이중에서도 특히 정씨가 추천하는 부위는 꽃등심과 안창살. 숯불에 설익혀서 소금기름장에 찍어 먹거나 함께 내어져오는 상추나 깻잎에 싸서 먹어도 맛있다. 갖가지 야채들은 일일이 한장한장 깨끗한 물에 씻어낸다며 ‘청결’을 우선으로 하는 식당임을 강조하는 정씨.
잘 구워진 꽃등심은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녹아내리며, 안창살은 구수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한우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쫄깃한 안창살을 ‘질기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계속 먹다보면 ‘쫄깃하다’는 표현이 적당함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정씨의 설명이다.
한우 전문점인 이곳의 또하나의 인기 메뉴는 ‘제주산 청정돼지 오겹살’. 2∼3일에 한번씩 제주도에서 직접 가져오는 오겹살은 최근에서야 취급하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손님들의 입맛에 들어맞아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 삼겹살과 별다를 것이 없어보이지만 숯불에 노릇노릇 구워서 먹어보면 돼지고기의 냄새도 나지 않고 구수한 맛에 그 차이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4월부터는 ‘옥류관 냉면’도 선보일 예정. 손으로 직접 반죽해서 뽑아낸 면발로 만들어 ‘냉면 전문점’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의 맛을 선보이겠다는 게 ‘천지관’의 각오다.
꽃등심과 안창살은 1인분(200g)에 1만7천원이며, 제주산 돼지 오겹살은 7천원이다.
15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좌석과 50여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예약문의, 945-7970, 3400)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신광호 기자 sg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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