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석(광주서부경찰서 경무계장)

 

김인석 광주서부경찰서 경무계장

지난 4월 초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향상에 좋다며 학생들에게 마약이 든 음료수를 나누어 주고 마시게 한 32명이 검거되었는데, 주로 유흥가에서 빈번하던 마약범죄가 학원가 청소년들에게 버젓이 등장하면서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마약사범은 지난 2017년 119명에서 2021년 450명으로 약 4배가량 증가하였다고 한다.

마약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중독성이라 할 것이다. 언론에서 유명 연예인 등이 대마나 필로폰, 엑스터시 등을 투약해도 선처 받는 모습이 연달아 비춰지면서 초범이면 처벌이 약하다는 인식이 강해 호기심으로 시작한 마약사범 대부분은 초범에 그치지 않는데 특히 청소년 마약사범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미성숙하여 마약에 쉽게 중독이 되고, 제때 단약을 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더 강한 마약을 찾게 되고 재범률이 높아지고 있어 실형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청소년 마약사범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첫째, 마약을 범죄가 아닌 비행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들어 마약을 범죄라 생각하지 않고 음주나 흡연과 같이 청소년기에 한번 쯤 경험해볼 수 있는 가벼운 비행이라고 인식을 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지고 있고, 이들은 설사 범죄로 인식했다 한들 초범,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처벌이 낮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태도만 봐도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온라인상에 마약이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청소년 마약사범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조직에 의해 마약이 공급되었으나 지금은 SNS를 통해 나홀로 영업으로 공급이 많아지고 피자 한 판 값으로 마약을 구매 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이 쉬워지고 있다.

셋째, 일상생활에서 마약이라는 용어를 너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래퍼들이 노래 속 마약을 비유하는 가사뿐만 아니라 마약 떡볶이, 마약 핫도그 등 마약이라는 단어를 일상생활에 사용함으로써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청소년 마약사범 근절을 위해서는 부모와 주변의 도움은 필수적이고 특히 청소년은 주변 또래의 영향을 받아 마약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마약은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 본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약물에 대한 바른 인식과 유해한 약물 접근 차단 등을 위해 유치원에서부터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흔히, 마약은 의지가 약한 개인의 일탈로 여기지만 마약이 통용되는 사회적 구조와 여건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마약이 허용되는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정지도, 학교 예방교육, 사회 감시체계 등 3요소가 원활히 작동되어야 하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학생, 학부모 등 전반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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