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언(전 광주 서구청장)

 

전주언 전 광주 서구청장

근래 광주 서구 지역의 최대 현안은 풍암호수 문제다. 2020년부터 3년동안 운영된 TF가 공청회 등 주민의견 수렴 절차없이 호수 규모를 축소하고 바닥 매립을 토대로 한 수질개선이다.

민선8기 지난 1년도 공론화 과정없이 신뢰도만 떨어뜨린 행정(TF 매립식 수질개선-주민반대-시 주민협의체운영-시장 원형보존협의체 요구안 수용-시장 3개월만에 약속 번복-시 수량조절 절충안 제시-주민협의체 절충안 거부-협의체 위원장 사퇴)으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금번 시에서 주민협의체에 내놓은 절충안은 총사업비 618억 원 중 매입하지 않아도 될 국유저수지 매입에 340억 원을 소비하고 남은 278억 원을 집행코자하는 사업자를 위한 것으로, 주민협의체가 제시한 수생태계 복원기술은 전혀 검토되지 않은 채 바닥 매립을 전체로 한 수량 조절안으로 호수원형을 심히 훼손하게 되어 원형보존 상태에서 녹조만 없애 주기를 바라는 주민 염원과는 거리가 멀다.

광주시가 주민협의체에 제시한 절충안은 크게 다섯가지다. 첫째, 수면적은 풍암호수 산책로 호안석은 그대로 두고 산책길을 추가로 데크시설로 1~2m를 확장한다. 둘째, 수길이는 현 2.84m로 약 1m를 준설하여 준설한 부분만 매립한다. 셋째, 수량은 25만~ 29만톤을 유지한다. 넷째, 장미공원은 2목교 인근으로 이전한다. 다섯째, Y자 오염배수관은 오염된 흙 약 1m를 준설하고 Y자관 매립부문은 1m를 더 준설해서 Y자관을 바닥 아래로 매립한다.

이외로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3개 목교와 야외공연장을 철거하고 데크로드와 인공백사장을 갖춘 물놀이장과 공연장, 파빌리온, 수변카페, 수변전시장 등 위락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이러한 시의 절충안에 대해 필자는 다음과 같이 반론을 제기한다.

첫째, 지금의 흙으로 된 자연 친화형 산책길은 4 ~ 6m로 통행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데크 산책길 추가 확장은 필요치 않다. 둘째, 풍암호수의 수심은 3~ 6m다. 현재는 침전된 물질 앙금이 쌓여 수심이 낮아 졌지만 준설하여 원상 회복시켜야 한다. 셋째, 기존 풍암호수의 수량은 44만9천톤이다. 중앙공원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사업자는 공원재산을 광주시에 기부체납하게 된다. 시는 호수의 수량이 30만톤을 초과하면 댐 관리규정 적용으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업자가 30만톤 이하로 줄여 주기를 바란다. 넷째, 장미공원 이전이다. 장미공원 4거리에 지하철역이 생긴다고 하다가 오염수가 발생한다고 한다. 오염수가 생긴다면 오염 방지 Y자 관에 연결하면 해결된다. 쌩뚱맞게 제2목교 인근으로 이전한다고하니 오염수와는 상관없고 시민 혈세로 조성한 장미원을 여러 핑계로 없애고 15억여 원을 들여 이전하는 것은 예산 낭비의 극치다. 다섯째, 수질정화는 명분이고 토사로 바닥을 메워 수량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오염 배수관은 저수지 바닥이 아닌 산책로에 매립하면 된다. 이외로 목교와 야외공연장 철거 후 유사 시설과 어린이 물놀이장은 공사를 하기 위한 수단이고 카페와 전시관은 수변이 아닌 인근공원 유휴지에 설치하면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공원 사업을 지휘 감독하는 광주시의 정책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풍암호수는 지역 최대 현안문제로 중앙공원 사업과 분리 시행하고 조급하게 서둘러서는 안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전문가 토론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의 공감속에 명품호수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 주민은 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걷고 머무르며 힐링하는 자연 그대로의 친수공간을 원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민심을 얻지 못하면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없다는 시장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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