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국민연금나주지사 부장)

 

신혜경 국민연금나주지사 부장

오랜만에 딸과 함께 무등산에 올랐다. 파아란 하늘이 눈부시게 맑다. 코로나19가 일상에 많은 상처를 주고 있지만 자연은 한결같이 우리를 위로하며 거미줄처럼 얽힌 사람들의 허물을 너그러움으로 안아주는 인자한 모습이다. 죽은 듯 잠잠하던 수목이 촉촉히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머금어 연둣빛으로 묵은 세월의 먼지까지 씻겨낼 기세는 맑은 이슬을 품은 봄잎이 내게 청렴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청렴( 淸廉)의 ‘廉’은 한자적 의미가 不食이다. 즉 탐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淸은 ‘去濁遠穢澄(거탁원예징)’ 탁함에서 떨어지고 더러움에서 멀어져 맑아짐으로 풀이된다. 그러기에 청렴하면 부정부패를 멀리하고 바깥의 유혹과 담을 쌓는 옛 선비들의 고매한 모습이 늘 연상된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국민의 모든 일상생활이 국가행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국민의 노후생활 지원부터 먹거리, 주택 보급까지 의식주 전반에 걸쳐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그러기에 청렴의 의미를 금품수수, 부정부패만으로 제한하는 사전적 해석은 국민 요구에 대항하는 짓이다. 왜냐하면 공직자가 법과 규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기본이고 반부패를 넘어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한발 더 나아가 민원응대에 불만족은 없는지 고객의 마음까지 헤아려야 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여 지난해 ‘청렴한 생활 10가지 약속 행동지침’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사장과 임원, 전국의 모든 지사장은 ‘청렴서약서’ 작성으로 청렴실천을 시작한다. 6대 비위행위 원스트라이크 아웃 무관용 원칙 적용, 블라인드 채용과 ‘채용비리신고센터’ 운영, 부패리스크평가를 통한 국제표준 클린경영 등이 그 핵심이다. 이 밖에도 1천조 원에 육박하는 기금의 안정적 운용과 대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 부패예방시스템 구축과 투자 정보 공개 확대 등 투명성을 높였다. 최근에는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ance) 기금운용 투자원칙을 기관운용에도 적용해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 지속 가능한 사회공동체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국가권익위원회 ‘부패방지시책평가’ 6년 연속 최고등급 달성, 5년 연속 청렴도 우수기관, 유엔 글로벌콤펙트 한국협회 주관 2022년도 반부패 서밋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정부 각 부처에서 이러한 성과를 주목하여 ‘반부패 예방 롤모델’로 지정하고 타 기관으로 확산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청렴하지 않으면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없다’는 자세로 공정하고 투명한 청렴문화를 정착하여 국민이 행복한 국민 모두의 연금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중봉에서 내려다본 빛고을은 참으로 평화롭다. 저마다 행복을 품고 부지런히 움직인다. 이곳에서 내가 숨쉬고 있다는 것이 가슴을 뛰게 한다. 강직한 무등의 기상이 150만 빛고을 지탱하듯 청렴한 국민연금공단이 건강한 우리사회의 버팀목으로 자리하길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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