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례(광주광역시 서부소방서장)

 

노점례 광주광역시 서부소방서장

춘추시대에 진나라의 도공에게는 사마위강이라는 유능한 신하가 있었다. 사마위강은 법을 잘 지키고 왕에게 촉망 받는 신하였으며, 주변국과 전쟁을 중재하고 외교 관계를 맺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때 왕이었던 도공은 영토를 확장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위강의 권유에 따라 다른 나라들과 화친을 맺어 진나라를 더욱 발전시켰으며, 훗날 도공이 보물을 위강에게 하사하려 하자 위강은 도공에게 그 공로를 돌리며 “저는 주군이 지금처럼 세상이 편안할 때 나라를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 그래야 준비할 것이고 준비하면 걱정이 없어질 것이다’ 라는 옛 성현의 말을 그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라는 말을 하였고, 이 말을 유래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憂患)을 당(當)하지 아니함’의 뜻을 가진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사자성어가 등장하게 됐다.

이처럼 여름철은 우리 소방이 자연재난에 대한 대응체계 구축과 집중 관리를 해야하는 ‘유비무환 계절’에 해당된다. 특히 여름철은 집중호우와 태풍이 많이 발생했으며, 매년 전국 곳곳에 인명피해 및 재산피해와 도로, 교량피해, 주택이나 지하실 침수 등 피해가 속출해 풍수해 대비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당부되는 시기이다.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태풍과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를 살펴보면 총 122명으로, 이 가운데 76명이 2020년과 2022년에 집중됐으며, 지난해 8월에는 중부지방 집중호우와 9월 태풍 힌남노로 사망 28명, 실종 2명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도심지 중심의 강한 집중호우로 주택 침수, 도로 및 교량 피해, 상하수도 피해 등 우리에게 인접해 있는 생활 및 공공시설 피해가 다수 발생하면서 반지하·지하주차장 갇힘, 감전, 맨홀 빠짐 등 기존 풍수해 사고때보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우리 소방에서는 여름철 풍수해 재난 대비 방안으로 대응능력을 강화하고자 풍수해 취약지역 예찰활동 강화, 침수지역 인명구조 대책 강구, 수중펌프 등 배수장비 점검 및 운용 훈련 등 자연재난 대비태세를 확립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풍수해 재난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호우 발생 시 호우 예보 지역과 시간을 주변 사람과 함께 공유하며 TV, 라디오, 스마트폰의 안전디딤돌 앱 등으로 기상상황의 변화를 미리 파악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위험은 인식에서부터 시작되므로 기상정보를 예의주시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인명, 재산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저지대나 상습 침수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지하공간이나 붕괴가 우려되는 건물 등에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며,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간판, 지붕, 창문, 출입문 등은 단단히 고정시켜 주어야 한다. 특히, 전기가 나갔다고 해서 집 안팎의 전기 수리는 감전의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하며 차량운행이나 외출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마지막, 국민재난안전포털을 통해 위험지역과 국민 행동 요령을 사전에 숙지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 특히 침수 시 장소마다 행동 요령이 구분되어 있으며 대표적으로 지하철, 지하상가 등에서 바닥 물이 역류하는 것을 발견한다면 즉시 하던 일을 멈추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며, 무릎 이상 수심이 차 올랐을 때는 전기 전원은 즉시 차단하고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문을 열고 지상으로 탈출해야 한다. 지하주차장에서는 차량 이동을 금지하고 신속하게 대피해야 하며, 차량 탑승 중에 침수가 진행될 경우 타이어 2/3 높이 이상 잠기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고 이미 침수가 상당히 진행 된 경우에는 차에서 대피해 물이 들어오는 반대편 쪽으로 탈출을 시도해야 한다.

재난은 미리 준비해야 대비 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유비무환’ 자세처럼 내 주변의 작은 일부터 안전수칙에 대해 관심을 가져 더 큰 사고를 예방하면 내 자신, 내 가족, 내 이웃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소방도 시민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예방과 대응활동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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