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인력난에 수출부진 ‘삼중고’
광주·전남지역 법인·개인사업자
2021년 한 해 동안 5만여곳 폐업
월급도 겨우, 복지후생 ‘언감생심’

 

지속적인 경기불황 속에 광주·전남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수출 부진과 청년들의 지방 중소기업 근무 기피, 고물가·고금리 등의 문제로 하루하루 버티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사진은 광주 하남산단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지속적인 경기불황 속에 광주·전남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수출 부진과 청년들의 지방 중소기업 근무 기피, 고물가·고금리 등의 문제로 하루하루 버티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사진은 광주 하남산단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중소기업 실정이 일할 사람도, 자금도 부족한데다 경기불황까지 계속되다 보니 암울하기 짝이 없네요.”

10일 오전 전남 나주시 동수농공단지 중소기업 M사 김철진 대표는 “지방에서는 인력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며 “우리 회사를 비롯한 대부분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2~3명이 해야 할 업무를 혼자 감당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도 구하기 어렵고 경기불황에 자금 상황도 여의치 않아 복지혜택 없이 겨우 월급만 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오려고 하겠는가”라고 호소했다.

이어 “주변에 있는 대부분 중소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며 “모두들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속적인 경기불황 속에 광주·전남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수출 부진과 청년들의 지방 중소기업 근무 기피, 고물가·고금리 등의 문제로 하루하루 버티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광주·전남중기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지역 내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 7만9천여 곳이 개업했으며 5만1천여 곳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상황이며, 폐업 주요 원인은 인력과 자금난으로 보인다고 중기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5월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보면 올해 한국 연간 수출은 9% 이상 감소하며 무역적자는 350억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과 수입이 각각 6천216억달러, 6천569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1%, 10.2% 감소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제조업 비중이 높은 광주·전남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차입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고금리로 인해 차입에 따른 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는 여전히 5%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데다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 특성상 상당수 중소기업은 자체 자본만으로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기준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중소기업대출의 42.8%가 5%대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5%대 금리를 적용받는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23.6%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중소기업대출 66.4%가 4.5~6%미만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부채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광주의 경우 기업부채 증가율이 지난 2019년 10%대로 낮아졌으나 2021년 25.6%까지 높아진 후 최근까지도 20% 안팎의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기업 부채가 전체 광역시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남의 경우 기업부채 증가율이 지난 2020년 말까지 빠르게 상승해 18.9%를 기록한 후 여전히 10% 안팎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부채 증가율이 도 지역 중 강원, 전북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했다.

광주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D환경산업 심미라 대표는 “우리 회사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지만 대출액이 많은 중소기업들은 고금리 때문에 힘겨워하고 있다”며 “최근 광주·전남중기청에서 유관기관과 중소기업 대표들이 미팅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때도 많은 대표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 문제도 심각하다. 구인도 빨라야 2~3달 걸리는데, 어렵게 구한 직원들이 경력 쌓은 후 수도권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처럼 현장에서 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다. 경기 침체 속 금리 급등, 고물가, 인력난,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상승하게 되면 고사할 업체가 부지기수 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남 지역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이름 있는 중견기업들은 직원들에 대한 복지가 좋지만,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월급주기도 빠듯해 직원들 복지후생 향상은 언감생심”이라며 “일할 사람도 없고 경기 불황에 경영도 힘들어 폐업하거나 업종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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