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심각
낮은 처우·워라밸 어려움 順
청년 72.8%, 지방 근무 기피
경력에 좋은 수도권으로 취업行

광주와 전남지역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 취업한 청년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광주와 전남지역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 취업한 청년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광주·전남 지역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지역의 수많은 청년들이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 타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중소기업에 취업해 경력을 쌓은 후 기회만 있으면 보다 근무여건과 복지혜택이 좋은 수도권 기업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국내 인구이동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경기 등 다른 지역에서 18만3천여 명이 광주로 전입했다. 반면 광주에선 19만1천여 명이 서울·경기 등으로 전출하면서 결과적으로 8천여 명이 감소했다.

전남은 지난해 전입·전출이 19만2천여 명으로 인구증감은 없었지만 20~30대의 젊은 층에서 인구이동이 많았다. 광주의 경우 4천300여 명, 전남은 무려 6천700여 명이 타 지역으로 떠났다. 이들이 고향을 떠난 이유는 직업(일자리)과 교육문제였다.

순천시민 김선호(30)씨는 “지금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지만 경력을 쌓으면서 더 좋은 회사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아무래도 지방보단 수도권에서 회사를 다녀야 미래가 더 밝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청년 구직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 직장 선호도조사’와 ‘지방 근무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64.3%), 공공기관과 공무원 등 공공부문(44.0%), 중견기업(36.0%) 순이었다. 중소기업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15.7%에 그쳤다.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선호는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은 업무량에 비해 낮은 처우(63.3%), 워라밸 실현 어려움(45.3%), 불투명한 미래 성장(43.7%), 낮은 고용안정성 (39.3%),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37.0%) 등을 이유로 중소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49.2%가 ‘다소 그렇다’, 23.6%가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반면 ‘별로 상관없다’거나 ‘전혀 상관없다’는 응답은 각각 22.6%와 4.6%에 그쳤다.

특히 비수도권 회사에 실제로 입사 지원하는지를 묻자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4.5%에 달했다. 아무리 조건이 좋은 회사여도 지방에 있으면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가급적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1.6%를 차지했으며, 공기업 등에만 제한적으로 지원한다는 응답도 19.6%였다. ‘지역에 상관없이 지원한다’는 응답은 14.3%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가 다소 작더라도 수도권에 위치했다면 더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수도권 중견기업’(50.2%)은 ‘지방 일반 대기업’(49.8%)과, ‘수도권 소재 중소기업’(52.8%)은 ‘지방 소재 중견기업’(47.2%)과 선호도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들로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데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면서 지방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전남 화순지역 한 중소기업 대표는 “채용공고를 올려도 1년동안 지원자가 없는 경우도 있어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며 “요즘 많은 젊은 청년들은 본인과 조금만 맞지 않아도 바로 퇴사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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