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연(전 영암 신북초등학교 교장)

 

정기연 전 영암 신북초등학교 교장

민들레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한의학(韓醫學)에서 민들레를 지칭하는 말로 포공영(蒲公英)이라 하며, 이른 봄에 땅바닥에 붙어 꽃이 피는 민들레는 지정화라고도 하는데, 민들레의 꽃말은 감사와 행복이다.

꽃, 잎, 뿌리를 채취하여 변비 개선, 면역력 증강, 기관지 보호, 당뇨 예방, 노화 예방, 눈 건강, 간 기능 개선, 심신 안정, 염증 완화, 해열 효과, 피부 건강, 골다공증 예방 등 13가지 약으로 쓰이며, 꽃이 피는 3~5월에 채취하여 활용한다.

민들레에는 아홉 가지 배울 점이 있는데, 옛날 서당에서는 뜰에 민들레를 심어 글을 배우는 제자들이 매일 같이 보면서 민들레의 아홉 가지의 덕목(德目)을 교훈으로 삼도록 가르쳤고 이를 포공구덕(蒲公九德)이라 했다.

①인덕(忍德)=민들레는 밟거나 우마차(牛馬車)가 지나다녀도 죽지 않고 아무리 짓밟혀도 죽지 않고 살아 나가는 끈질긴 생명력의 살아나는 인(忍)의 덕목을 지녔고 ②강덕(剛德)=뿌리를 자르거나 캐내어 며칠을 말려도 싹이 돋고, 호미로 난도질해도 가느다란 뿌리를 내려 굳건히 살아나는 강(剛)의 덕목을 지니고 있으며 ③예덕(禮德)=돋아난 잎의 수만큼 꽃대가 올라와 먼저 핀 꽃이 지고 난 뒤, 다음 꽃대가 꽃을 피우니, 올라오는 순서를 알고 이 차례를 지켜 피어나니,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예(禮)의 덕목을 지니고 있다 할 수 있다.

④용덕(用德)=민들레는 여린 잎이나 뿌리를 먹을 수 있도록 온몸을 다 바친 유용한 쓰임새가 있으니, 용(用)의 덕목을 지니고 있다 할 수 있고 ⑤인정의 덕(仁精의 德)=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며, 꽃에는 꿀이 많아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는 정(情)의 덕목을 지니고 있으며, 꿀이 많아 벌과 나비가 찾아오면 꿀을 함께 나누어주는 나눔의 미덕을 배우게 했고 ⑥자애의 덕(慈愛의 德)=잎과 줄기를 자르면 흰 젖이 흘러나와, 상처를 낫게 하는 약(藥)이 된다. 이는 사랑의 자비를 뜻하는 자(慈)의 덕목을 지니고 있다 할 수 있다.

⑦효덕(孝德)=민들레는 소중한 약재(藥材)로 뿌리를 달여 부모님께 드리면 흰 머리를 검게 하여 나이 든 이를 젊게 하니, 효의 덕목을 지니고 있다 할 것이며 ⑧인술의 덕(仁術의 德)=자기의 몸을 찢어 모든 종기에 유용한 즙(汁)을 내어주어 자기 몸을 희생시키니, 인(仁)의 덕목을 지니고 있고, 민들레즙을 내어 종기를 치료하며 아픈 사람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을 보고 인술의 덕을 배우게 하고 ⑨자립의 덕(自立의 德)=꽃이 피고 질 때, 씨앗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 돌밭이든 가시밭이든 초토(草土)에 떨어져, 스스로 번식하고 융성(隆盛)하니, 자수성가(自手成家)를 뜻하는 용(勇)의 덕목을 지니고 있다.

이렇듯 길섶에 피어 하찮게 보이던 민들레가 이처럼 아홉 가지 덕(德)이 있음을 알고 그 깊은 뜻을 꼬집어낸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인 대목이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얻었던 선인들의 지혜를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삼아 배워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민들레의 아홉 가지 덕목을 배우며, 꽃이 피는 3~5월에 채취해서 보관해 약으로 활용하여 우리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했으면 한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