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인(광주광역시 도로과장)

 

백남인 광주광역시 도로과장

장마철 지속되는 폭우가 기승을 부리면서 광주 곳곳에서 땅이 꺼지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우리 시에 신고된 지반침하는 6건에 불과하나, 올해 상반기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만 해도 벌써 15건이다.

지난 18일에 서구 금호동 도로에서 직경 0.7m, 깊이 2m의 지반침하가 발생하여 위험 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또한 지난 7일에는 동구 지산동 지산사거리 보도에 직경 1.4m, 깊이 1.8m의 지반침하가 일어나 지나가던 시민이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동안 우리가 외신을 통해 접했던 싱크홀(지반침하)은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암석의 침식,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생긴 지하의 공동(空洞·빈 공간)이 무너지면서 땅이 일순간 꺼져버리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 중국 광시성과 같이 석회암(타 암석에 비해 물에 작 녹는 성질)으로 이루어진 카르스트 지형에서 주로 발생하였다. 구멍(hole)의 크기는 지름과 깊이가 수십m에 이를 정도로 큰 경우가 많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반침하 현상은 주로 도심 한가운데, 특히 도로에서 발생하고 있다. 구멍의 크기도 깊이 1m, 면적 1㎡ 내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시 기저 지반의 경우는 화강암이나 편마암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상대적으로 견고한 지층구성을 나타낸다. 그런데도 지반침하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지하수위 변화에 따른 토사의 유출 및 유입이 지반의 연약화 등과 같은 지반 변형을 일으키면서 지하에 ‘공동’이 발생 되고, 지상 하중을 버티는 힘이 약해지면서 지반침하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지반침하 발생 초기신호, ‘지하공동’이 생기는 이유는 ①연약지반 땅 다짐상태의 불량 ②인근 굴착공사장의 부실시공 ③지하시설물 파열로 인한 누수 발생 등 상당히 많은 경우가 있다.

따라서 수년간 여러 차례 지반침하가 발생했음에도, 지질환경 및 지하시설물 매립 등 복합적인 영향 요소가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사전에 위험을 완전히 예측하고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지반침하 초기신호를 일찍 알아차리고 빠른 조치를 하는 것이 인적·물적 대형 피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 전역에서 대형 사고가 계속 일어나면서 요즘 시민 안전의식이 한층 높아져 있다. 이런 시기에 광주 도심 곳곳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현상이 각종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당연히 점점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우리시는 지반침하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변화된 지하안전 관리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

광주시는 다가오는 2024년부터 지하시설물 통합하여 공동(空洞)조사를 일괄 추진해 지반 안전성을 탐사할 예정이다. 지반위험도를 평가하고, 지하공동(空洞) 발견 시에는 지반 보수 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광주시 공동 발생 특성을 비교·분석해 더욱 실효적인 지하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관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탐사를 지속 진행하여 과거 수동적인 사후 대응형 관리체계에서 선제적·예방적 관리체계로 전환을 통해 미래형 위기대응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라는 속담이 있다. 단단한 돌다리라 할지라도 안전한지 두들겨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광주시도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아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약속한 민선 8기 구호에 발맞추어 힘차게 나아갈 것이다. 함께 ‘안전 선도도시 광주’가 실현될 그날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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