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긴급 수술, 극단적 선택 등 긴급상황서 자녀 돌봄 역할 톡톡
1회 1~7일, 연간 최대 30일까지 24시간 서비스 제공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 운영 모습./나주시 제공

전남 나주시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가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비한 센터 본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6월 1일 개소한 센터는 보호자의 긴급한 수술, 극단적 선택 시도 등 예기치 않은 사연으로 당장 보살핌이 필요했던 발달장애인(자녀)에게 24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보호자의 공백을 해소하고 있다.

10일 센터에 따르면 나주에 살며 발달장애인 30대 자녀(남)를 돌보는 한 60대 여성은 지난 6월 초 허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응급한 상황에 처했다.

수술과 입원 치료까지 최소 2주 정도가 필요했지만 자녀를 돌봐줄 가족, 친지가 없어 걱정만 늘어가던 차였다. 이 무렵 개소한 긴급돌봄센터는 이 모자에게 기적과도 같은 손길을 내밀었다.

첫 이용자가 된 이 가족은 센터 24시간 돌봄서비스를 통해 안심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고 건강을 되찾았다.

센터는 나주뿐만 아니라 도내 전 지역에 걸쳐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6월 26일 자정 무렵엔 전남 고흥 한 파출소로부터 긴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발달장애인의 어머니(50대 여성)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당장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급박한 연락이었다.

센터 직원들은 즉각 고흥지역으로 파견돼 불안에 떨고 있던 자녀(20대 남성)를 안심시키며 데려왔다.

단순 돌봄뿐만 아니라 실내 활동과 체험, 박물관 견학 등을 통해 낯선 환경에 적응을 돕고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 채웠다.

그 사이 건강을 회복한 어머니가 자녀를 찾아왔다. 센터 직원들의 보살핌 속에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고마움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나주시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는 만 6세 이상 65세 미만 발달장애인의 보호자가 입원·사망, 재난, 심리적 소진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발달장애인에게 1회 1~7일, 연간 최대 30일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 시범사업 일환으로 전라남도가 수행기관을 공모, 나주지역에서 (사)전남농아인협회 나주시지회가 선정됐다.

나주시는 선정단체에서 마련한 기존 돌봄 공간을 빛가람동 소재 임대아파트 2곳(34평형)으로 확장케 하고 임대료 5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센터는 남·여 별도로 4명씩 총 8명을 수용할 수 있다. 1회 7일, 연간 30일 이내에서 긴급한 사유가 발생할 때 이용할 수 있다.

1일 이용료와 식비는 각 1만5천원씩이며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은 식비만 부담하면 된다.

개소 이후 8월 현재까지 총 15명의 발달장애인이 센터를 이용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예기치 못하는 긴급한 사유로 돌봄센터를 찾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에게 센터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또 하나의 가족이 돼주고 있다”며 “내 가족, 내 자녀와 같이 발달장애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돌봄센터 직원들의 따뜻한 마음과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주/김경일 기자 mygo123456@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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