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섭(함평경찰서 나산파출소장)

 

최기섭 함평경찰서 나산파출소장

한국 인구가 5천만 명에 이른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자동차가 2천만대 이상 등록된 15번째 국가가 됐다. 이는 한국 국민 3명 당 1명 꼴로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수치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의 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는 4천762명이며, 이 중 보행자사고 사망자는 1천910명이다. 즉, 교통사고 사망자의 40%가 길을 건너다가 발생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수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중·하위권 수준이며,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수가 가장 적은 아이슬란드의 0.5명에 비하면 무려 5.6배에 달한다.

더군다나 교통사고 사망자의 65%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피해자는 주로 농기계를 운행하거나 이륜자동차를 운행하면서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는 교통약자인 노인들 위주로 발생하고 있으며,운전을 하다보면 갑자기 강아지나 아이들이 튀어나오는 돌발상황들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알아서 피하겠지’ 보다 ‘내가 먼저 피하고 조심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방어운전을 습관화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한국 사람의 특기인 ‘빨리 빨리’, 조급한 마음에 5분, 10분 빨리가기 위해 공격적인 운전을 하여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 방어운전 습관을 익힌다면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운전자의 합리적인 습관을 위해 몇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 운전 중 급제동해야 할 상황이 닥치지 않게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여 뒤차에 상황을 알려 사고 위험 예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를 지나갈 때 무조건 양보한다는 마음으로 운전하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차선 변경을 하기 위해 사이드미러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운전미숙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끼어들기보다 옆 차와의 거리 및 차선 변경시 충분히 살핀 후에 차선 변경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넷째, 농번기철의 각종 농기계인 경운기, 트랙터 등 저속 차량의 야간 라이트를 비춰도 보이지 않는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의 시골 국도변 야간 운행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우리가 교통사고예방을 위해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지켜나가야 하는 것으로 운전 중 공격운전이 아닌, 방어운전을 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경찰은 이러한 보행자사고 예방 및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횡단보도 주변 주정차 단속, 정지선 캠코더 단속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보다 중요한 것은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본인 혹은 우리의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보행자와 운전자 스스로가 원칙을 지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교통사고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 신체, 정신에 해를 끼침은 물론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국가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주는 만큼 교통사고 감소와 교통여건의 개선은 어렵지만 꼭 해결해야만 하는 우리시대의 과제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국민 정서에 맞고 교통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교통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국민 모두는 교통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다 성숙한 준법 교통질서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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