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남도일보 교육문화체육부 차장대우)

정유진 남도일보 교육문화체육부 차장대우
정유진 남도일보 교육문화체육부 차장대우

광주체고 출신 ‘배드민턴 여자 단식 간판’ 안세영(21·삼성생명)이 한국 배드민턴 단식 역사상 최초로 세계개인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배드민턴에서 남녀 통틀어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을 제패한 것은 안세영이 처음이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0일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중국오픈에서도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으로 제압하고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2주 만에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올 시즌 9번째 국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처럼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로 성장한 안세영이 지역 실업팀이 없어 타지역 소속으로 뛰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나주 중앙초에서 광주 풍암초로 전학을 와 본격적으로 배드민턴 선수를 시작한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던 2017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며 에이스로 성장해 나갔다. 2018 배드민턴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여자단식 부문에 출전해 당시 현역 국가대표이던 이장미(MG새마을금고) 등 성인 선수들을 모두 제압했고 국가대표로 확정됐다. 중학생이 선발전을 거쳐 국가대표에 발탁된 것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중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가 된 안세영은 2018년 아이리시 오픈에서 첫 성인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2019년 뉴질랜드 오픈·캐나다 오픈·아키타 마스터스·프랑스 오픈·광주 코리아 마스터스 등 5개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배드민턴협회(BWF)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선수 이후 혜성같이 등장한 한국 여자 단식의 거물급 신예라고 평가받으며 지난 2000년 광주광역시가 실업팀 창단을 적극 검토하기도 했다. 안세영 선수 역시 광주에 팀이 창단되면 남을 생각이었지만 팀창단이 물거품이 되면서 타지로 가는 것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현재 광주는 광주은행이 남자배드민턴팀을 운영하고 있을 뿐 여자팀은 없는 실정이다. 팀 규모와 예산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팀 창단이 어려워졌지만 당시 여자팀이 창단됐다면 ‘안세영’이라는 스타선수가 광주의 도시브랜드를 높이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도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광주·전남 스포츠 유망주들이 초중고로 연계되는 종목이 없거나 실업팀이 없어 피치 못하게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도 우수선수 유출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광주시와 지역 기업, 체육계가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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