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불가(不可不可)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떼어서 불가 불가(不可 不可)라고 쓰면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는 말을 강조하는 뜻이 되고 이 말을 떼되 불가불 가(不可不 可)라고 쓰면 어쩔 수 없이 가능하다는 뜻의 말이 된다.
그런데 요즈음 광주의 남구청장 보궐선거인가 뭔가 하는 것을 놓고 광주사람들이 벌이고 있는 일을 보면 이 불가불가(不可不可)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정치는 어떤 이념을 내세워 그 이념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치적 행동을 하기위해 정당을 만들고 정치인은 그런 당에 들어가 그야말로 ‘정치’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다가 선거때가 되면 대통령 후보도 공천하고 국회의원 후보도 공천하고 시의원도 공천하고 이번처럼 두번이고 세번이고 구청장도 공천하고 하는 고유의 권한을 가진 것이 민주사회에서의 정당이요 정치인이 할 수 있는 몫이다.
그러니까 이른바 공천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정당만이 할 수 있는 고유권한이요 영역이다.
그런데 이번 광주 남구청장의 경우에 보니까 지난번 공천을 해서 시민들이 뽑아준 그 정치인 구청장이 사표를 낼 수 밖에 없는 어떤 짓을 했고 그런 사람을 공천할 수 밖에 없는 정당이라면 그걸 받을 수 없으니 이번에는 정당에서 공천하는 것에서 손을 떼고 시민들이 그냥 추천하는 후보를 내겠다고 하는 것이 일부 광주시민들의 주장인 것같다.
하, 이거 참 맹랑하다.
정치를 하려면 그 고유권한과 그만큼의 책임을 져야하는 정당에 들어가 까놓고 정당인이 되어 공천이고 후보 추천이고를 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않고 그럴 권한도 없고 그럴 아무런 이유도 없는 민간인들이 그 정당의 공천 권한을 배제하고 ‘우리들이’ 추천하는 사람을 기어코 ‘공천’하겠다니 이것은 정도(正道)에서도 한참 벗어난 길이고 사고(思考)요 행태(行態)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전라도 사람은 정치에 좀 지나치게 민감한 것 아닌가 여겨졌었다.
그것은 물론 전통처럼 되어있는 정의감과 의분심과 애국심까지를 포함한 그 어떤 긍정적인 측면에서 발로된 심성이고 행위라고 보아 스스로를 위로하고 스스로 자랑으로 여길만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정당에 가입하여 정당한 정치행위를 하는 정치인도 아니면서 순전히 민간인 자격으로 그렇게 하도록 되어있는 정당의 공천권까지를 배제하면서 무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이건 결코 긍정적인 면으로만은 볼 수 없는 지나친 정치성향이고 무리한 행위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물론 그 지독한 사건의 주인공으로써 전라도 사람 아니 광주사람 모두가 정치인 비슷하게 되지 않을 수 없는 역사성이 있다고 하자. 그렇지만 이번에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정치성 시민. 그것이 좋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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