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들여 관람 용이한 함평엑스포공원 내 이전
보안셔터·방탄유리 등 4중 도난방지장치 구축

 

함평군이 2008년 28억원을 들여 가로 1.5m, 높이 2.1m 크기 규모의 은으로 된 원형 조형물에 순금을 씌워, 6마리의 황금박쥐가 날갯짓하는 모습으로 제작한 황금박쥐상. 현재 140억원 상당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함평군 제공

순금(24K) 162㎏이 들어가 129억 원 가치로 평가되는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상’이 16년 만에 이사한다.

10일 함평군에 따르면 현재 함평읍 화양근린공원에 있는 황금박쥐생태전시관 지하동굴에 보관 중인 ‘황금박쥐상’ 이전사업을 수행할 업체를 이달 말까지 선정, 내년 5월 함평나비축제 전까지 황금박쥐상을 옮긴다.

황금박쥐상 이전은 군의 대표 행사인 함평나비축제가 열리는 엑스포공원으로부터 350m 이상 떨어져 있어 관광객이나 노령자의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평소에는 비공개하다가 매년 봄 ‘함평나비대축제’, 가을 ‘대한민국 국향대전’ 때 보름 정도씩만 일반에 공개해 왔다. 또 조성된 지 15년 된 황금박쥐생태전시관이 노후돼 악취와 곰팡이 등이 발생하면서 이전사업이 추진됐다.

군은 접근성을 고려해 엑스포공원 나비곤충생태관 옆 문화유물전시관 내부로 황금박쥐상을 이전할 예정이다. 선정되는 업체는 황금박쥐상의 이전부터 리모델링까지 모든 과정을 맡게 된다. 비용은 5억 원이 투입된다.

새 전시 공간은 85㎡로 기존보다 협소하다. 대신 군은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첨단 체험 장비를 활용, 관객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황금박쥐상을 만들고 남은 금과 은으로 만든 15억 원 상당의 ‘오복포란’도 함께 옮겨진다.

도난 방지를 위한 방범체계도 다시 구축된다. 보안셔터와 방탄유리 등 4중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하고, 연간 2천200만 원짜리 도난 보험에 가입할 계획이다. 24시간 보안 업체 감시 속에 공무원들이 돌아가며 2인 1조로 당직 근무도 선다. 전시관 내부에 동작 감지 센서를 달고, 전시관 내·외부에 여러 대의 폐쇄회로(CC)TV도 설치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전사업 제안서 평가 항목(전체 100점)엔 ‘경비 계획’이 10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금값이 올라 현재 가치가 129억 원에 달할 정도로 높아진 몸값을 반영한 것이다.

황금박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포유동물 1호, 천연기념물(제452호)로 지정돼 있다. 1999년 2월 함평군 대동면 고산봉 지역 일대 동굴에서 집단 서식지가 발견됐다.

함평군은 발견된 황금박쥐가 모두 162마리여서 순금 162㎏을 넣어 황금박쥐상을 만들었고, 2008년 4월 전시를 시작했다. 28억 원을 들여 가로 1.5m, 높이 2.18m 크기의 은으로 된 원형 조형물에 순금을 씌워, 5마리의 황금박쥐가 날개를 펴는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순금으로만 제작하면 조형물이 뒤틀어지기 때문에 내구성을 고려해 순금 162㎏에 은(9.25㎏)과 동(13.88㎏)을 섞었다. 당시엔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논란도 있었지만, 매년 함평나비축제 기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금값이 오를 때마다 황금박쥐상 가치도 덩달아 뛰면서 ‘함평 보물 1호’로 불린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축제가 아닌 평상시 황금박쥐생태관까지 접근이 어렵다는 민원이 많았다”며 “내년엔 나비대축제장 한복판에서 황금박쥐를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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