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20만808원…16개월 만에 20만원선 복귀
작년 10a당 생산비 9만원 늘때 순수익률 6.8%↓
“2021년 수준 회복하려면 쌀값 23만원 넘어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뉴시스

정부는 작년 쌀 한 가마(80㎏)에 20만 원을 밑돌던 산지 쌀값이 이달에 20만 원대를 회복한 가운데 수확기까지 가격을 쭉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산지쌀값은 포대당 20만808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하고, 평년과 비교해도 8.6%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쌀 과잉 생산으로 수확기 쌀값이 16만원대까지 폭락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공공비축과 함께 자금 지원을 통한 안정적인 벼 매입으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5월15일 17만8천220원하던 쌀값은 8월15일 19만4천364원으로 올랐고, 지난달 15일에는 정부가 목표로 한 20만원(20만548원)을 넘었다.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368만t으로 신곡 수요량(360만7천t)을 고려할 때 수급균형을 다소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농식품부는 별도 시장격리 조치 없이도 안정적인 수급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수급 관리로 쌀값이 20만원선을 회복했지만 수확기를 앞두고 쌀농가의 표정은 어둡다. 지난해 국제유가와 비료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쌀 10a당 생산비는 평균 76만5천383원이지만 작년에는 85만4천461만원으로 9만원(8만9천78원) 상승했다.

지난해 쌀 과잉 생산으로 쌀값은 평균 18만8천580원으로 전년도 22만7천212원보다 25% 폭락하면서 쌀 10a당 순수익은 평년 수준인 39만7천784원에서 31만 7275원으로 8만509원이 감소했다. 순수익을 총수입으로 나눈 순수익률 역시 평년 수준인 33.9%보다 6.8%포인트(p) 하락한 27.1%에 불과했다.

올해 수확기 산지 쌀값이 80㎏당 20만원을 유지해도 올해 쌀 10a당 생산비가 작년과 동일한 수준(85만4천461원)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 10a당 순수익률은 30%(29.6%)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건비와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생산비가 더 늘었을 가능성도 커 쌀값이 포대당 15만원에 그쳤던 2017년 순수익률 29.1%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김승남 의원은 “내년 쌀 10a당 생산비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해도 쌀 농가들의 10a당 순수익률이 평년 수준인 33.9%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80㎏당 산지 쌀값이 21만4천842원까지 상승해야 한다”며 “쌀 수익성이 가장 좋았던 2021년산 쌀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산지 쌀값이 23만원을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산지 쌀값이 2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예상생산량을 고려할 때 수확기 쌀 수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쌀값 안정을 위해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펴 수확기 쌀값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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