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해외실적 부진 등 적자 누적 ‘직격탄’
450여 곳 협력업체 벼랑끝…광주 ‘비상’
임금체불 700억대 근로자 생계 위협
일부 기업, 1년 이상 임금 못 받기도
그룹 경영진 사재 출연 등 대책 ‘관심’

 

광주광역시의회 의원들이 지난 23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대유위니아그룹 4개 계열사에 대해 임금체불을 해결하고 줄도산 자구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대유위니아그룹은 모태인 ㈜대유에이텍 등 자동차·가전·레저 분야 등 50여개 계열사(자회사 및 해외 법인 포함)로 구성된 자산 4조원 규모의 중견그룹이다. 이 가운데 광주지역에 있는 ㈜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대유플러스·㈜위니아 등 가전 분야 주요 계열사 4곳이 지난 9월부터 차례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 가운데 위니아전자,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위니아 등 3개사에 대해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대유플러스는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 여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광주 소재 1차 협력업체 150여곳

위니아전자(옛 위니아대우), 통신장비 업체 대유플러스, 위니아(옛 위니아담채) 등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는 모두 광주 광산구에 본사나 공장을 두고 있다. 광주지역 대유위니아의 협력업체는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61개, 위니아 32개 등 1차 협력사 150곳과 2·3차 협력사 300여곳 등 450여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위니아전자와 대유플러스, 위니아 등 가전 3사의 체불임금은 700억 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계열사에선 임금 체불이 1년을 초과하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 배경

대유위니아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기업 합병인수(M&A)를 실시해왔다. 재무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8년 2월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를 인수했으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해외실적 부진 등이 지속되면서 적자가 누적됐다. 위니아전자는 에어컨·냉장고 등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로 해외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 중 중국 공장 셧다운 등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판매가 급감, 영업손실이 1천억원대로 증가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된 것이 부도를 맞게 된 직격탄으로 보인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의 경우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손실이 69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영업손실 437억원)보다 적자가 확대됐다. 또 상반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도 374%를 기록했다.

대유위니아 4개 계열사는 경영 악화로 1년 이상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체불을 지속하다 결국 위니아전자를 필두로 차례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주요 피해상황

위니아전자를 비롯한 가전분야 일부 회사의 임직원들에 대한 임금·퇴직금 체불이 지속되고 있다. 위니아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근로자 412명의 임금과 퇴직금 302억원을 체불했다. 연 20%의 지연이자를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과 위니아 측의 임금·퇴직금을 합산할 경우 총 체불액 규모는 9월 말 기준 602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협력업체들의 피해상황도 막대하다. 협력업체들은 납품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는 차치하고 당장 납품한 대금조차 회수하기 어려워졌다. 계열사마다 협력업체 납품 대금 미지급액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성일이노텍의 경우 광주공장과 정읍공장 등에서 위니아전자에 납품한 20억원 가량의 매출채권 회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또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부품 제조사인 ㈜탑스텍과 마노㈜ 등 지역 기업 역시 납품대금 미회수와 매출 감소 등 피해를 입고 있다.

협력사들은 올해 초부터 각각 5천만∼50억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니아는 B2B(기업 간) 전자어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했으나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권 차입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 위니아 측이 추정해 협력사들에 통보한 차입금 미지급금은 411억원으로, 어음 할인을 받은 협력사들이 이 금액을 대신 갚아야 할 상황이다.

▶그룹 대응 동향

대유위니아그룹이 가전 계열사 부실로 시작돼 그룹 전체로 퍼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먼저 박영우 그룹 회장이 35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고 지주사 격인 동강홀딩스도 55억원을 보태 총 90억원을 마련해 대유에이텍이 보유한 위니아전자 지분 887만주를 매입했다.

또 임금·퇴직금을 비롯한 1천400억원 규모의 채무 변제를 위해 위니아전자가 보유한 멕시코 공장(3천억원 규모)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를 추진중이다. 또한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이 보유한 공장 자산 매각(900억원)과 함께 엔텍합 그룹 측에 대한 매출채권 강제집행(236억원)을 통해 추가 자금 확보를 추진중이다.

여기에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각별히 애정을 쏟던 포천 골프장 몽베르CC까지 매각에 나섰다. 그러나 그간 누적된 계열사 간 대여금 중 상당분이 회수가 어려워진 데다 그룹의 신용도가 바닥을 쳐 외부 자금 조달도 사실상 막히면서 그룹 전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니아 계열사 한 노조 관계자는 “그룹 임원진이 체불임금·퇴직금 지급 계획 등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데 이를 회피하고 있다”며 “경영진도 알짜 기업과 자산은 움켜진 채 매물로 내놓지 않고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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