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악화로 4개 계열사 500억대 임금체불 ‘법정관리’
창립 20주년서 2025년까지 50대 그룹 진입 목표
‘탱크주의’ 대우 이름 떼고 ‘위니아전자’로 사명 바꿔
매각가능한 자원 많아 임금체불 갚을 재원 마련 가능
“부동산 자산 많아 매각가치 높은 자산 매각해야”

광주에 본사를 둔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이 자금 사정 악화로 그룹 가전 3사(위니아·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에 500억 원대 임금 체불을 겪으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450여 곳에 달하는 협력사들도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빠졌다. 위니아는 전자어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해왔는데, 금융권 차입금을 갚지 못하면서 어음 할인을 받았던 협력사들이 이를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광주에서 사업을 영위해 온 대유위니아그룹이 어떤 회사인지 알아본다.

◇대유그룹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로 출발

대유그룹은 1999년 광주에서 현대차·기아의 협력업체로 출발해 기반을 다졌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2010년 창업상호저축은행(현 스마트저축은행), 2011년 몽베르컨트리클럽 골프장, 2014년 위니아만도(현 위니아), 2018년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를 각각 인수해 규모를 키웠다. 대유위니아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위니아전자의 주력 생산시설인 중국 톈진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창립 20주년…2025년까지 국내 50대 그룹 진입 목표

2019년 7월 1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비전 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사명을 대유그룹에서 대유위니아그룹으로 변경했다.

비전 발표에서는 ‘놀라운 도전으로 창조하는 미래’라는 대유위니아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신뢰·창조·도전의 핵심가치를 통해 2025년까지 국내 50대 그룹진입을 위한 목표를 세웠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통해 인간과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고객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비전 선포와 더불어 대유위니아그룹의 주요 관계사인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도 이날을 기점으로 사명을 각각 위니아딤채, 위니아대우로 변경했다. 대유위니아서비스와 대우전자서비스도 대유위니아서비스로 합병하고 위니아SLS로 통합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관계사 브랜드를 통합하고 각 사의 시너지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계약만료 ‘탱크주의 대우’ 떼고 위니아로 사명 바꿔

2020년에는 ‘탱크주의’ 대우 상표권을 갖고 있던 포스코인터내셔널과의 상표권 계약이 만료되자 위니아대우에서 ‘대우’를 떼고 위니아전자로 사명을 바꿨다.

회사 내부에서 해외에서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대우 브랜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경영진이 해외에서 생소한 브랜드로 취급되는 위니아를 고수했다.

위니아전자는 대우 브랜드를 뗀후 해외시장에서 줄곧 내리막길을 걷게된다. 해외 매출비중이 전체 80%였던 위니아 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잃고 시장마저 타 브랜드에게 내주는 상황이 이어졌다.

대우 브랜드는 지난 1999년 외환위기때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역사속으로 사라졌으나 중동과 남미·아프리카 등에서는 여전히 알아주는 인지도가 높았다. 이런 대우전자는 1993년 고장없는 튼튼한 제품으로 만들자며 탱크주의를 마케팅 슬로건으로 삼으며 삼성·LG 위협하며 가전 빅3로 불리기도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위니아전자지회가 광주 광산구 장덕동 위니아전자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130명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위니아전자지회가 광주 광산구 장덕동 위니아전자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130명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사업다각화가 회사 명운 바꿔

김치냉장고는 김장철인 하반기가 최고 성수기라 그동안 상반기에 만성적 적자를 내고 하반기에 이를 만회하는 수익구조였다. 하반기 김치냉장고 실적이 부진할 경우 유동성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사업 다각화가 절실했다.

이에따라 위니아는 종합가전업체로서 김치냉장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에어컨·냉장고·에어가전·밥솥 등 생활가전 제품군을 늘려갔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위니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2018년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를 1천200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한 뒤 연구개발 등을 소홀히해 주력인 김치냉장고시장을 대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또 사업 다각화를 위해 빨래방 사업과 로봇사업에도 손을 댔지만 사업을 더 이상 확장 시키지 못한채 사업을 접었다.

이후 2022년 3월 사명을 위니아딤채에서 ‘딤채’를 뺀 위니아로 바꿨다. 하지만 유의미한 매출 상승을 끌어내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양유업 인수 무산

대유위니아 2021년 11월 남양유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상호 협력 이행협약을 체결했다. M&A 주체는 대유홀딩스다. 홍원식 회장이 한앤컴퍼니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대유위니아그룹에 남양유업을 매각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이 2022년 1월 한앤컴퍼니가 제기한 남양유업 홍 회장과 대유위니아간 맺은 계약이행금지신청을 받아들인 이후 양 사간 계약 이행에 차질을 빚자 대유위니아가 계약 파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대유위니아그룹이 매각 가치가 있는 자산들을 처분한다면 500억원대에 달하는 임금체불을 갚을 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대유위니아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 등이 상당히 많다”며 “자금회수가 가능한 물건으로 경기도 포천시 몽베르CC가 3천500억원 이상의 매각가치가 높다는 설이 돌아 재원 마련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대유위니아그룹 연혁
1999년 대유그룹 광주서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로 출발
2001년 삼원기업을 인수 대유에스텍으로 출범
2010년 창업상호저축은행(現 스마트저축은행) 인수
2011년 경기도 몽베르 컨트리클럽 골프장 인수
2014년 現 위니아만도 인수
2018년 동부대우전자 인수
2019년 창립20주년 사명 대유위니아그룹 변경
2021년 남양유업 인수 무산
2023년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위니아·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잇딴 법정관리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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