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원자재·부자재 가격 오름세 지속
지난 2월 맥주값 평균 6.9% 인상 속
소주 가격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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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과 서민들의 친근한 메뉴인 ‘삼겹살에 소주 한잔’도 이젠 부담으로 다가온다.

28일 전남대학교 정문의 한 삼겹살집. 이곳에선 삼겹살 1인분 1만5천원, 소주 한 병에 5천원이다. 지난해까진 소주값이 지금보다 1천원 싼 4천원이었지만, 출고가가 오르면서 소주 가격도 올랐다. 식당 주인은 올해도 소주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공급업체가 조만간 값을 올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가게 사장 한모(50)씨는 “동업을 하던 친구가 일을 그만둬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는 했지만 소주 출고가 뿐만 아니라 월세·최저임금 등이 모두 인상돼 가격을 올리지 않고선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제조 회사가 출고 가격을 올린 데다 유통 과정을 거치며 판매점은 물론 식당에서 가격을 더 올려 잡아 체감 폭이 더 커졌다. 주류세가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는 점도 소매시장에서 소주와 맥주 등 주류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소주의 원료인 주정 가격은 평균 9.8% 올랐다. 국내 10개 주정회사의 주정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대한주정판매가 지난해 10년 만에 주정가를 올린 데 이어 2년 연속으로 인상했다.

대한주정판매는 지난해 세계 곡물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주정 가격을 평균 7.8% 인상했다.

소주병 값도 올랐다.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올해 2월부터 순차적으로 180원에 납품하던 병값을 220원으로 22.2% 올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병뚜껑 가격도 올랐다.

소주 시장 점유율 1·2위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당분간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난 2월 밝히기도 했지만, 업계에선 계속되는 원자재 부담으로 결국 소주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주가격 인상이 제고 중인 가운데 맥주 가격은 이미 인상됐다. 오비맥주는 지난 2월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작년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천원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음식값에 비해 술값이 올리기 수월한데다, 100원 단위보다는 500∼1천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있어 외식업주들은 다른 원가 부담까지 술값에 얹어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이에 상무지구 등 첨단지구에선 소주 1병당 6천~7천원의 가격을 받는 곳도 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월급 빼고 다 오르는 물가 폭등에 동기들과 좋아하는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마음 편히 마시기 힘들게 됐으니 너무 허탈하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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