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꾸러미 배달 구독으로 눈 돌려
전문 쇼핑몰 ‘어글리어스’·대형마트 등
최대 30% 저렴…물가 안정 도움 기대

 

30일 광주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저렴한 과일과 채소를 골라 담고 있다./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주부 박모(37)씨는 최근 ‘못난이 농산물’ 전문 쇼핑몰 어글리어스에서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양파·표고버섯 등 수확중 생기는 상처들로 인한 갖가지 사연을 지닌 채소들이 3주에 1번 상자에 담겨 집으로 배송된다. 박씨는 “고물가에 요즘 채소 가격을 감안하면 가격도 괜찮은 편이라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인 직장인 오모(47)씨는 지난주 신선식품 전문 온라인몰을 이용해 야채와 과일을 구매했다. 한 끼 식사할 때 사용하는 채소의 양은 적은데, 마트 등에서 채소를 구매하면 재료가 남아 냉장고에 방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씨는 “이번주는 식이요법을 위한 당근과 사과를 추가 구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에 B급 농산물·못난이 농산물이 눈길을 끌고 있다. 품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모양이나 크기 면에서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졌던 식재료들이 고물가와 가치소비 바람을 타고 다시 각광받기 시작하고 있다. 마트에서 비정기 떨이 상품으로 파는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아예 못난이 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정기구독 상품도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도 ‘맛난이’ 농산물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 ‘맛난이’는 ‘못났지만, 맛은 좋다’는 의미로 크기가 작거나 모양이 예쁘지 않고 미세한 흠집이 있는 농산물만 모아 상품화했다. 20여종의 과일·채소가 매대에 놓였으며, 일반 상품보다 약 20∼30% 저렴하다.

구성품에서 빠졌거나 흠이 있어 출고되지 못한 과일이나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현재는 ‘상생사과’, ‘상생배’, ‘상생파프리카’라는 이름으로 3종이 시중에 나와 있다. 일반 상품과 비교해 맛과 영양에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시세보다 최대 30% 정도 싸다.

롯데마트가 시세보다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생 과일’ 10여 종은 올해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올랐다. 위메프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 10일∼8월 9일) 못난이 표고버섯(696%), 못난이 감자(120%), 낙과(43%), 냉동 채소믹스(27%)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CU의 구독 쿠폰은 도시락, 샐러드, 즉석 원두커피 등 20여종의 상품 중 원하는 품목을 골라 월 구독료를 결제하면 정해진 횟수만큼 정기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4천원으로 도시락 쿠폰을 구독하는 고객이 편의점에서 5천원짜리 도시락을 구매하면 한달에 10회에 걸쳐 회당 1천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CU가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 구독 쿠폰 서비스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의 여파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용건수는 지난해 11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35% 상승했다. 구독자 중 2개 이상 서비스를 구독한 이용자의 비중도 2021년 15%에서 지난해 27%, 올해 31%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B급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물가 안정·농가와의 상생을 위해 B급 농산물을 지속 발굴하고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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