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희 스피치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남도일보 9기 K포럼 강연
세대간 갈등, 기원전부터 이어져 온 ‘난제’
‘관심·진심’ 기반한 끊임없는 노력 강조
각 세대별 특징 분석…상호 이해 발판 마련
자가진단 등 ‘건강한 꼰대’ 방안도 제시

 

나선희(나선희 스피치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의 다른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서로 간에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열심히 소통하려는 노력이 동반돼야 비로소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나선희 스피치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2일 광주 서구 데일리웨딩컨벤션에서 열린 남도일보 제9기 K포럼 강연자로 초청돼 ‘세대 간 소통을 위한 3心 솔루션’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이날 나선희 대표는 MZ세대들의 살아있는 이야기와 꼰대들의 실감나는 사례를 중심으로 세대 간 소통을 위한 마음의 자세를 설명하며 K포럼 원우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그는 자신의 유년시절 사진을 공개, 인물퀴즈를 통해 다소 경직됐던 분위기를 해소한 뒤, 세대 간의 소통 문제는 하루 이틀간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나선희 대표는 “세대 간 소통이 안되는 이유는 과거에서부터 지속됐다. 기원전 1700년 수메르 시대(서아시아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의 벽화 유물에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세대간의 소통 불화는 오늘날의 문제가 아닌 과거부터 지속돼 온 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소통 부재의 원인은 우리 모두가 ‘내 생각이 옳다’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참다운 지방신문’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인 제9기 K포럼 15번째 강좌가 지난 2일 광주광역시 서구 데일리웨딩컨벤션에서 열렸다. 이날 원우들이 나선희(나선희 스피치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나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이날 K포럼 원우들을 대상으로 한 ‘방향감각 테스트’를 통해 증명됐다. 그는 원우들에게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감고 특정 방향을 가리켜 보라고 주문했고, 원우들은 저마다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가리키며 자신이 정답인 이유를 각기 주장했다.

이에 나 대표는 “‘내가 옳다’라는 생각은 상대방의 마음을 닫게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들여다 볼 여지를 두지 않는다”면서 “세대 간도 마찬가지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조직 안에서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활한 소통을 위해선 각 세대별 특징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베이비붐 세대· X 세대·밀레니엄 세대·Z 세대 등 세대별 특징을 세밀하게 들여다봤다.

또한 ‘당신은 꼰대입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MZ 세대가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특징도 소개했다. 나 대표는 ‘꼰대 자가진단 테스트’ 문항을 빔프로젝트를 통해 공개, 이날 강연에 참여한 원우들이 자가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나선희 대표는 “MZ 세대의 특징은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며,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원한다. 신기술과 친숙하기에 SNS 메신저를 활용한 비대면 업무방식을 선호한다”면서 “기성세대는 이러한 모습을 ‘책임감 없다’라고 표현하지만, MZ세대는 기성세대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희생을 강요한다’고 느낀다. 이처럼 세대별 특징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꼰대’가 되기 위한 꿀팁을 공개했다. 나 대표는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기에 과거의 경험이 꼭 지금의 해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강요가 아닌 할말은 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짚어줄 수 있는 ‘건강한 꼰대’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사로 나선 나선희(나선희 스피치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기성-MZ세대간 불화의 원인을 해석한 나선희 대표는 본격적으로 세대간 소통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마음자세를 솔루션으로 제시했다.

먼저 상대방의 언어로 소통하는 등 ‘관심’을 강조했다. 나 대표는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언어’는 가장 좋은 팁이 된다”며 “언어는 상대의 관심·문화·가치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MZ와 소통할 때 ‘신조어’ 등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한다면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조언 했다.

두 번째로 ‘진심’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후면 MZ세대가 조직 구성원의 70~80%를 차지하게 된다. 즉, 세대 간의 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린 시대가 온 것”이라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게끔 하는 것’이라는 논어의 ‘애지욕기생(愛之慾基生)’이라는 말처럼 누군가를 사랑으로 바라보면 당황스러울법한 솔직한 의사표현도 사랑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뜻의 신조어 ‘중꺾마’를 강조했다. 나 대표는 “정치·경제·사회 등 어느 쪽에서도 평안하질 않는데, 세대 간의 소통마저도 만만치 않다”면서 “그렇다고 모든 것을 놓아버릴 수 없기에 ‘세대 간 소통하기’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이 살린다’라는 괴테의 말처럼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상대를 살리는 일이다. 모든 소통의 근거는 기승전 ‘사랑’”이라며 “MZ세대는 기성세대의 경험을 배우고, 기성세대는 자신의 경험을 후세대에 세세하고 정성스럽게 알려주는 등 소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 했다.

한편, 나선희 대표는 전 광주MBC 아나운서와 프로듀서 출신으로 광주 문화방송 여성시대와 뉴스데스크, 대학가요제,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등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인기 아나운서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동신대학교·광주여자대학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따뜻한 말로 이겨라’, ‘기승전 사랑’ 등이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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