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5%·맥도날드 3.7%·주류 6%대↑
서울·매일·남양, 생크림·요거트 인상 결정
9일 켈리·테라·참이슬 평균 6.8~6.9% 인상
전기료도 이달 인상 유력…물가변수 작용

 

#아내와 맞벌이를 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50)씨는 지난 주말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사주면서 한참을 망설여야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대형마트 햄버거 가게에 들렀는데 가격이 적게는 몇백원에서 많게는 최고 1천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박씨는 “요즘 회사에서 직원들과 모이면 물가 얘기를 자주 하는데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가 늘어 모두들 힘들어 한다”며 “설상가상 물가까지 치솟으니 구입하는 먹거리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가격마저 올라 죽을 맛이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햄버거와 주류 등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며 연말 고물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불안한 글로벌 정세에 석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이달 인상이 유력한 전기요금 인상 수준이 물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5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햄버거와 유제품·주류업계 등이 일제히 출고가를 올렸다.

특히 유가와 환율 등 국제정세 불안 요소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정부의 물가안정 협조에도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유제품 가격은 8%대 원유 가격 인상에 덩달아 올랐다. 서울우유와 매일우유, 남양유업이 생크림과 요거트 가격 등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원재료인 우유를 비롯해 설탕·소금 등의 가격이 뛰자 다른 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오는 9일부터 맥주 ‘켈리’와 ‘테라’, 소주 ‘참이슬’의 출고가를 평균 6.8~6.9% 인상한다. 앞서 맥주시장 1위 오비는 지난달 11일 맥주 ‘카스’ 등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햄버거 가격도 줄인상됐다. 맘스터치는 지난달 31일부터 닭가슴살을 이용하는 버거 4종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올초에 이어 또 올렸다.

맥도날드는 이달 초 빅맥을 포함 총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인상했다. 이에 대표 메뉴인 빅맥의 가격이 5천200원에서 5천500원이 됐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일부 제품가를 5%대 인상한 바 있다. 이처럼 경쟁사에서 가격을 올리면서 버거킹과 롯데리아 등도 관행처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고물가 분위기는 3개월 연속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1년 전보다 3.8% 올랐다. 상승폭은 지난 8월(3.4%), 9월(3.7%)에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확대됐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식료품 및 외식 가격 오름세까지 더하면 연말께 고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가축 전염병 발생 등의 리스크도 변수다. 처음보는 럼피스킨병(LSD)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까지 겹치면서 발병 농가에서 소와 오리 등을 살처분 조치하고 있다. 소 바이러스 감염병인 럼피스킨병이 경북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수평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는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지금 가격 인상은 대외 변수가 워낙 크다 보니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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