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김장 재료 수급 안정 대책’ 확정
4인가족 김장규모 19.9포기로 조사돼
배추·소금 1만t 풀고 245억원 할인 지원
대파·생강 농협과 협조해 마트 가격 인하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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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김장철을 앞두고 회사원 오모(47)씨네 가족 식탁에선 조부모님 때부터 전해 내려온 보쌈김치가 사라진다. 매년 배추김치 김장을 담그고 남은 양념소와 알밤, 굴, 배 잣 등을 넣고 배추 겉절이로 보쌈김치를 담아 겨우내 숙성시켜 끼니때마다 별미처럼 즐겼지만 올해는 ‘배추·무 값이 금값’이라 만들지 않기로 한 것. 오씨는 “배추 값은 떨어졌지만 속재료 가격이 전부 올라 예전보다 1.5배는 더 든다”며 “다른 생활비도 늘어나 김장에 더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무·고추·양파 등 김장 재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올해 김장철은 김장 양을 줄이거나 부재료를 덜어내는 ‘보릿고개’ 김장철이란 말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2023년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 소비자 대상 김장 의향조사(농촌경제연구원, 10월) 결과에 따르면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겠다는 비율은 63.3%로 전년보다 1.8% 포인트 감소했으며, 4인가족 기준 김장규모도 전년(21.8포기)보다 감소한 19.9포기로 조사돼 김장재료 수요는 전반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주요 김장재료 공급여건은 대체로 양호한 상황으로 주재료인 배추는 전평년비 생산량은 감소하겠지만 전남·전북 등 김장 성수기 출하지역 작황이 양호해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며, 무·마늘·새우젓은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다만, 소금·고춧가루·대파 등은 공급량 부족이 우려되고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 김장부담을 전년보다 낮추기 위해서 ‘2023년도 김장재료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

김장 주재료인 배추·무와 공급 감소가 우려되는 고춧가루, 대파 등 농산물은 수입산을 포함한 정부비축물량(약 1.1만t)을 최대한 방출한다. 천일염은 역대 최고 수준인 1만t을 전통시장·마트 등에 시중가격 대비 1/3 수준으로 할인해 공급한다.

‘농수산물 할인지원’ 예산을 전년(138억원)보다 대폭 증액한 245억원을 투입하고, 이와 별도로 김장 주재료인 배추와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대파, 생강은 농협 등과 협조해 대형마트 공급가격 인하를 지원한다.

김장재료 잔류농약 검사 등 안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김장관련 정보도 수시로 제공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김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모여 김치를 담그는 우리나라의 고유문화인 만큼, 국민들께서 김장재료 구매에 부담을 느껴 김장을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김장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김장의 주재료인 가을배추는 재배지역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10월 중순부터 12월 하순까지 계속 생산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11월 중순부터 출하되는 남부지역 공급량이 증가할 전망이므로 ‘농산물유통정보 누리집’ 등을 통해 제공되는 배추 가격을 살피시면서 김장 시기를 결정하실 것을 권해 드린다”고 덧붙였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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