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백련사 전통찻집 운영 계기로 관심
야생차 밭 283㏊서 찻잎 채취해 가공
2013년 국제슬로푸드 ‘맛의 방주’ 등재
2018년엔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
티백·분말 등 가공품판매 연간 3억 소득

 

장내순 다예원 대표./전남농업기술원 제공

“잊혀 가는 지역 전통차인 청태전을 소비자들이 잘 접할 수 있도록 판매 유통 부분을 강화하겠습니다.”

전남 장흥군에서 태어나고 자란 장내순(56) ‘다예원’ 대표는 평범한 주부였다. 차에 눈을 뜬 계기는 강진의 천년고찰 백련사에서 전통찻집 백련다원을 운영하던 중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던 청태전차를 접하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

청태전차는 푸른 이끼가 낀 엽전을 닮은 모양이라 붙은 이름으로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경세유표 등 여러 문헌을 보면 신라 말 이 고을 장흥에 위치한 보림사에서 청태전차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장 대표와 청태전차보존협의회 회원 농가들은 국가중요농업유산의 가치를 회복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불모지나 다름없던 장흥 일대 야생차 서식지를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칡넝쿨과 잡초 등을 제거하며 야생차 생산지를 조성했다.

청태전의 주재료는 장흥 곳곳의 야생 차밭에서 채취되며 생산 지역은 장흥읍 행원리 소나무숲 일대 10㏊, 안양면 20㏊, 관산읍 천관산 자락 30㏊, 유치면 가지산 비자나무숲 일대 40㏊, 부산면 관한마을 대나무밭 주변 20㏊ 등 장흥 전 지역에 분포돼 있다.

야생 차밭은 283㏊이고, 이중 100㏊ 정도에서 찻잎을 채취해 청태전으로 가공되고 있다. 이후 지난 2007년 장흥군에 다예원을 설립하고 그때부터 차를 이용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청태전이 제대로 맛을 내기 시작한 것은 10년정도 됐다. 지난 2013년 국제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재되며 국제무대에 얼굴을 알렸고, 이듬해 일본 시즈오카 세계녹차콘테스트에서 ‘최고 금상’을 받으면서 품질도 인정받았다. 또 2019년 제4회 아시아태평양 차 대회 은상, 시즈오카 녹차 콘테스트 금상을 수상했고 보이차의 본고장 중국 윈난성에서 열리는 박람회에서도 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국가중요농업유산 12호로 지정돼 한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발돋움했다.

이에 따라 청태전 티백·분말 등 가공품을 전남도 온라인 쇼핑몰인 ‘남도장터’와 차 전문 쇼핑몰인 ‘차예마을’에서 판매해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으며, 생약초 전문 연구기관과 연계해 한방차 등 기능성 식품개발도 개발중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연간 3억여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장 대표는 “차를 수확하는 시기는 4월 20일부터 5월 20일까지 딱 한달동안이다”며 “그외의 기간에도 차와 함께 할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청태전차는 찻잎을 수확하지 않는 기간에도 직접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청태전차는 녹차와 홍차의 장점만을 조합한 것처럼 향기롭고 감미로우며 차라면 으레 떠올리기 마련인 특유의 까끌하거나 텁텁한 탄닌의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청태전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번 쪄낸 찻잎이 필요하다. 뜨거운 수증기를 머금은 찻잎은 반죽형태가 될 때까지 절구에 넣고 찧는데 시간과 정성이 상당히 필요한 과정이다. 미리 협의가 된 상황이면 이 과정에 대한 체험도 가능하지만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체험객을 위해 미리 만들어 놓은 차 반죽을 사용한다.

장 대표는 앞으로 계획으로 “우리지역의 청태전차를 스타벅스에 입점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열심히 준비중이다”며 “사람들이 손쉽게 집 앞 커피점에서 청태전차를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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