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장관·중앙·지자체 두루 경험
민주당 내 총선 공약 만들 ‘적임자’
‘킬러콘텐츠’·‘네이밍’ 발굴 박차
“尹정권, 내년 예산안 무책임 제출”
“경제·국민 살리는 예산 증액 추진”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당내 대표적 정책통으로 농식품부장관을 역임했고, 중앙부처·지자체에서 두루 근무한 경험과 민주당 정책위 정조위원장을 두 번 지낸 경력으로 총선 정책 공약을 만들 적임자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7일 당 정책위의장에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전격 임명, 선임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 사무총장과 함께 당 3역 중 하나로 꼽히는 막중한 자리다. 이 정책위의장은 5년 만의 정권교체로 민주당이 야당이 된 만큼,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며 민주당의 개혁 과제 추진과 동시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공약까지 마련해야하는 중책을 맡게됐다. 특히 3선 중진인 이 정책위의장은 당 안팎에 신뢰가 높고 광주·전남 의원들 중 든든한 ‘맏형’으로 통한다. 이에 남도일보는 이 정책위의장을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당 핵심 추진 입법과 지역 현안 과제, 총선 공약 등을 들어봤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책위의장이란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각오와 향후 정책 방향은.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 사무총장과 더불어 ‘당 3역’으로 불리며 주요 법안과 정책, 예산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 최측근에서 자연스럽게 ‘좌 총장·우 의장’ 역할을 하며 당 운영 체제를 만든다. 특히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서 분야별 공약을 기획·발굴해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전국 단위 선거 공약이 가장 어려운데, 총선을 앞두고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 과거 성공했던 킬러 콘텐츠인 ‘무상급식’, ‘보편적 복지’ 등을 만들기 위해 정책위원회 위원 40여 명이 매일 같이 토론을 한다. 콘텐츠와 함께 ‘네이밍’(이름 붙이기)도 굉장히 중요하다. 정책위의장이란 중책에 어깨가 무겁지만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지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 우선 윤석열 정부가 내팽개친 민생·R&D 예산 증액과 법안 통과를 위한 여야 협상에 집중하며, 지역 현안 해결과 농어업 예산확보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내년 총선은 다른 선거와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선거다. 당 차원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심도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고 국민의 눈 높이에서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을 발굴·만들어서 정책으로 승부하는 그런 선거를 치루고자 한다.

이개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 예산안 심사 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개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 예산안 심사 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앞으로 추진할 당 핵심 법안과 광주·전남 지역 과제는.

▶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서 추진하고자 하는 중점 법안은 129건이다. 민생을 살리고 서민들의 삶의 질 향상, 경제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들이다. 이들 법안 중에 가장 핵심으로 생각하는 법안은 △취업후 학자금 상환특별법 △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상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특별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활성화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이다. 지금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기 때문에 광주·전남지역의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핵심사업의 예산 확보에도 치중하고 있다. △광주~영암간 초고속도로 건설 추진 △광주전남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사업 타당성 용역 추진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총사업비 확정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정부 출연금 확보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집적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증액 등이 중요한 과제다.

-민주당의 내년도 예산심의 방향은.

▶윤석열 정권은 무책임하게 대한민국의 미래·현재·과거를 포기한 2024년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경제·미래와 국민을 살리는 ‘5대 미래 예산’, ‘5대 생활 예산’을 목표로 이번 예산을 심의할 예정이다. 우선, 5대 미래 예산은 첫째, 연구개발 예산을 증액시키겠다. 청년·신진 연구자의 도전 의지를 뒷받침하고 미래를 이끌어 갈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가 필요하다. 둘째, RE100 대비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겠다. 셋째, 저출생 대책으로 보육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 아동수당 2배 인상 및 초등학생까지 지원확대,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온동네 초등돌봄’사업을 추진하겠다. 넷째, 미래 세대를 위한 예산을 늘리겠다. 청년재직자내일채움공제 등 윤석열 정부가 감액한 청년 예산을 증액하는 한편,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 국민의 삶 회복을 위한 5대 생활예산에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사업을 반영, 청년 교통비 부담 줄이는 청년 3만 원 패스 사업 추진,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지원 사업 추진, 코로나 이후 고통 받는 자영업·소상공인을 위한 가스·전기요금 지원·대출이자 부담 프로그램 사업 예산 반영,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청년과 중산서민의 주거복지 위한 사업 예산을 증액시키겠다. 민주당은 더불어 농어업, 중소기업, 문화·체육, 취약계층, 군장벙과 장교의 복지 및 처우개선, 왜곡된 역사 대응을 위한 사업 예산 등 국민께 필요한 사업예산 증액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혁신안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국민의힘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첫 일성은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라는 주문을 했는데 1호 혁신안이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사면이었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은 사면을 거부했고 김 전 최고위원은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훼손한 사람인데 혁신위가 5·18 묘역을 참배한 것을 보면서 상당히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당에서는 징계를 했지만, 다시 사면할 명분이 없으니 혁신위원장을 통해 사면을 하는 이상한 꼼수를 통해 계파 간의 갈등을 봉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을 ‘1호 혁신안’이라고 하기에는 명분이 없다고 본다. 2호안도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들에게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청하는 것인데 내부에서 당사자들의 수용이 쉽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의문이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최근 6선의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을 했다. 이에 대한 평가와 중진 의원들의 역할·용퇴론에 대한 생각은.

▶박병석 의원은 6선 의원으로 대전서구갑이 지역구 이신데 국회의장을 역임하셨기 때문에 본인이 용단을 내리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 주시려는 의도로 본다. 대부분 국회의장을 하신 분들은 출마를 안 하시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계신다.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나 용퇴 문제는 개인의 정치 철학과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강요하기 보다 스스로 용단을 내리도록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당 안팎에서 자객공천 명단을 비롯 호남에 ‘친명’ 전략 공천 이야기도 나온다.

▶일부 호사가들이 명단을 만들어서 소위 말하는 ‘자객 공천 명단’이라는 명칭을 붙여 SNS에 유포한 글들을 봤다. 그러나 민주당은 시스템에 의해 공천을 하도록 제도화되어 있다. 당헌 제111조에 의해 ‘특별 당규 즉 제22대 국회의원선거후보자 선출규정’을 마련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천과 예측 가능한 시스템 공천이 되도록 정착되어 있다. 호남에 친명(친이재명) 인사 전략 공천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민주당은 당규 제10호 ‘공직선거후보자추천 및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서 전략공천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고 제13조에서 전략 공천을 할 기준을 6개 항목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당 대표도 공천 개입이 쉽지 않는 구조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호남에서는 광주 서구 정도가 해당될 것으로 보는데 이 마저도 많은 후보들이 뛰고 있어서 전략 공천이 쉽지 않다

-호남 정치 복원의 목소리도 높다. 내년 총선에서 호남의 역할과 의미는.

▶호남은 우리나라 개혁 정치를 이끌어 온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호남 지역 또는 호남에 고향을 둔 정치인들이 김대중 대통령(DJ) 이후 그분을 이을 만한 리더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제 호남의 정치인들과 민주당이 달라져야 한다. DJ의 역사의식, 개혁성, 포용력과 민주적 자세, 정책 중심의 리더십을 계승하고 배워야 하는데 호남 정치인들이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호남 정치 복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본다. 지금은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도록 솔선하고 노력해야 한다. 호남은 역사적으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개혁정치를 이끌어 온 곳이고 그 원동력이 돼 온 곳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역할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 위기가 가속화와 민생이 파탄 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은 윤 정부를 반드시 심판해야 하는 선거다. 그 심판의 바람을 호남에서 일으켜야 한다. 호남의 압도적 지지 없이 총선 승리도 있을 수 없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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